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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 자고 싶지만 수면제는 무서워" '꿀잠' 위한 슬리포노믹스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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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면시간, OECD 국가 중 최하위권
'지난 한 달간 불면증 경험' 73.4%
수면 질환 환자 매년 8.1%씩 증가
수면 카페, 수면 상담사, 수면 상태 분석하는 IT 기기 각광

OECD 발표에 따르면 한국인 수면 시간은 회원국 중 최하위권에 속했다/사진=연합뉴스

OECD 발표에 따르면 한국인 수면 시간은 회원국 중 최하위권에 속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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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윤경 기자] #주부 B(57) 씨는 3년 전부터 불면증을 앓기 시작했다. 낮잠을 자지 않고 취침 전 따뜻한 우유 섭취나 TV 및 모바일을 멀리하는 등 숙면에 도움 된다는 것들을 시도해봤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B 씨는 "갱년기가 와서 그런지 느닷없이 불면증이 생겼다"면서 "새벽 다섯시에 잠들고 아침 일곱시에 깨는 것은 일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하루에 선잠을 두어 번 드는 게 전부였고, 잔다 한들 푹 잘 수도 없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B 씨는 "약 처방을 받아볼까 고민도 했지만, 부작용이 두려워 시도하지 못했다. 가정의학과에서 수면 유도제만 처방받고 기능성 수면 안대를 착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잠이 부족한 현대인 사이에서 '슬리포노믹스'가 주목받고 있다. 슬리포노믹스는 수면을 뜻하는 'sleep'과 경제학 'economics'의 합성어로, 숙면 관련 산업을 뜻하는 신조어다. 숙면을 뜻하는 이른바 '꿀잠'이라는 용어도 생겨났다.

'슬리포노믹스'와 '꿀잠'라는 신조어가 나오기까지 한국은 수면 부족에 시달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인 수면 시간은 회원국 중 최하위권에 속했다. 조사 결과 한국인은 1일 평균 7시간41분가량 잠을 잤다. OECD 회원국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인 8시간22분보다 41분 부족한 수치다. 직장인은 수면 시간은 불과 6시간 6분에 그쳤다. 또 전문가들이 권하는 적정 하루 평균 수면량인 8시간에 못 미치는 시간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올해 20세 이상 성인 500명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지난 한 달간 불면증 경험'했다는 비율은 73.4%에 이를 정도로 높게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수면 질환 환자 수도 매년 늘었다. 5년 전인 2014년 41만5502명이었던 수면장애 환자 수는 매년 8.1%씩 증가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15만2565명이 늘어 36.7%의 증가율을 보였다.


불과 몇달 전까지만 해도 불면증에 시달렸다는 회사원 A(24) 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와 불안함으로 잠을 자지 못했다"며 "거의 온종일 깨어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낮 동안 피로한 건 물론, 머리로는 자고 싶은데 몸이 잠을 자지 못해 스트레스도 엄청났다. 자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상당했다"고 털어놨다.


A 씨는 또 "숙면이 간절했다"면서 "베개를 4개나 바꿔보고 심신에 안정을 준다는 향초를 써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짧은 시간 동안 양질의 잠을 취하려는 사람이 늘고, 슬리포노믹스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수면산업협회는 국내 수면산업 규모가 올해 3조원 대로 가파르게 성장했다고 분석했다/사진=연합뉴스

한국수면산업협회는 국내 수면산업 규모가 올해 3조원 대로 가파르게 성장했다고 분석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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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면산업협회는 국내 수면산업 규모가 2012년 5000억원에서 올해 3조원 대로 가파르게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국내 수면 시장 규모를 연 2조원으로 추정했다.


수면에 도움 되는 기능성 침구류나 매트리스, 안대 등은 물론 수면 카페, 수면 방해 요인과 체형을 분석해 개인에게 최적화된 상품을 제안하는 수면 상담사(수면 컨설턴트), 수면 상태를 분석하는 IT 기기나 애플리케이션, 백색소음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전통적인 수면 산업인 침구 산업 추이를 살펴보면 침구 제조 업체가 2013년 1703곳에서 2016년 1959곳으로 증가했다.


또 글로벌 수면 보조 산업 보고서를 보면 매트리스와 베개가 차지하는 비중은 45%로 나타났다.


수면 장애를 진단·검사하는 데 사용되는 의료 기기가 30% 정도를 차지한다. 불면증, 기면증 등 수면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는 의약품은 15%를 차지해 뒤를 따랐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수면 카페 이용 건수는 4만8000건이었다. 2017년 3만6000건에서 33.3% 증가했다. 1만6000건이었던 2016년에 비하면 세 배나 늘었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시간당 노동생산성을 중시하다 보니 자연스레 수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면서 "수면에 관한 연구나 학문이 활발하고 박람회 등 관련 시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정신노동은 육체노동보다 스트레스가 큰데, 오랜 시간 잠을 깊이 자지 못하면 불면증과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등 마음의 병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김윤경 기자 ykk02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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