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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집이 된 편의점…학교 앞 식당들은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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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편리함에 도시락 인기
주변 음식점은 "문 닫을 판"

밥집이 된 편의점…학교 앞 식당들은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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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고등학교 1학년생인 최현석군은 오늘도 방과 후 학교 앞 편의점을 찾았다. 바로 옆에는 분식집이 있지만 언제 가봤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최군은 "학교가 끝나고 곧바로 학원에 가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편의점에서 저녁을 먹는다"며 "분식집보다 종류도 다양하고 무엇보다 싸기 때문에 친구들과 매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이야, 밥집이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도시락 인기에 힘입어 편의점이 밥집으로 변화하고 있다. 갈수록 어려운 경기상황에서 지갑이 얇은 직장인과 학생들이 저렴함에 매력을 느끼며 편의점 도시락(편도)을 찾고 있는 것. 하지만 전국 4만여개 편의점이 밥집화(化)되면서 학교나 직장 주변 영세식당들은 상대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학교 앞 분식집들은 문을 닫거나 급격히 줄어든 손님에 매출이 반토막난 곳도 수두룩하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2012년 779억원에 불과했던 편도시장은 지난해 3500억원으로 6년 만에 5배 가까이 급성장했다. 매출도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GS25의 전년 대비 도시락 매출 성장률은 2017년 42.7%, 2018년 23.3% 였다. 올해 9월 기준 25.8%까지 늘었다. CU는 2017년 7.7%에서 지난해 19.3%나 뛰었다. 세븐일레븐 역시 같은 기간 34.7%에서 지난해 32.9%, 올해 9월에는 35.7%로 증가했다.


편도의 인기 이유는 가성비와 편리함이다. 잡코리아가 지난해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외식비 평균 지출액은 점심 6682원, 저녁 9604원이었다. 편도 1개 가격이 평균 3000~4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도 되지 않는 금액으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주로 아침과 점심 시간대 편도를 이용했던 고객들이 저녁까지 편의점에서 해결하기 이르렀다. CU에 따르면 지난해(1~10월) 저녁시간대(오후 6~9시) 도시락 매출이 일 매출의 22.1%를 차지했다. 이는 점심시간대(오후 12~3시) 매출 비중(22.2%)과 0.1%에 불과한 차이다. 점심시간 도시락 매출 비중은 2014년 21.1%에서 22.2%로 1.1%포인트 신장한 반면, 저녁시간 도시락 매출 비중은 2017년 처음으로 20%선을 돌파한 후 꾸준히 증가해 같은 기간 동안 3.4%포인트나 신장했다.

편도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학교나 직장 주변 소규모 음식점들은 줄어든 매출에 고전하고 있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 2분기 1인 자영업자 전체 월평균 소득액은 228만6778원으로 나타났다. 음식숙박업을 하는 1인 자영업자의 월평균 소득액은 226만1712원이었다. 음식숙박업자는 2017년 339만8859원에서지난해 259만7892원(-23.6%)에서 올해 2분기에는 12.9% 떨어졌다.


특히 학교 앞 식당들의 타격은 더 크다. 학교 앞 식당은 규모면에서 1인 자영업자가 더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질병관리본부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 4명 중 1명이 일주일에 3회 이상 편의점에서 식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포구 A 학교앞 분식집 사장은 "학교앞 분식도 이제 추억일 뿐 아이들이 카드도 되고 이것 저것 섞어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편의점으로 가고 있다"면서 "더 이상 학교만 바라보고 장사를 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또 성동구 B 분식집 사장은 "20년 넘게 장사했던 건너편 떡볶이집도 몇 달 전에 문을 닫았다"면서 "우리도 학생들이 눈에 띄게 줄어 걱정이 태산"이라고 하소연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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