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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허스토리⑦]박란 대표가 말하는 "나의 멘토는"

최종수정 2019.10.22 11:11 기사입력 2019.10.2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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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과 기쁨 모두 내 안에, 남의 땀 탐내지 말라"던 외할머니
살아 생전 늘 외손녀 '강아지'라 불러
양반가 며느리 내려놓고 생계형 팥죽 장사도
바른 몸가짐 중시…필요 없는 것은 나누는 습관

박란 동아TV 대표./김현민 기자 kimhyun81@

박란 동아TV 대표./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꼭 살아계신 분이셔야 할까요?" 인생의 멘토를 묻는 질문에 다소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제한이 없다는 기자의 말에 박란 동아TV 대표는 주저 없이 10여년 전 작고하신 외할머니를 꼽았다. 박 대표는 "외할머니께서는 살아 생전 늘 '기쁨도 내 안에 있고 미움도 내 안에 있다', '남의 땀을 탐내지 말라'는 말을 자주 하시곤 했다"면서 "후자는 남이 힘들게 일궈낸 성과를 부러워하거나 공을 가로채지 말라는 뜻인데 살다 보니 그렇게 맞는 말들이 없더라"고 담담히 말했다.


일반적인 외할머니와 외손녀의 관계를 뛰어넘어 둘의 인연은 애틋하다. 딸의 출산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신 외할머니는 갓 태어난 박란 대표를 직접 받고 손수 키워냈다. 외손녀가 가엾고 또 어여뻐 그를 부르는 애칭은 늘 '강아지'였다. 철없던 유년기를 지나 사회인이 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예전 방송국 국장 시절에 직원들과 팀 미팅을 할 때 갑자기 외할머니께 전화가 왔어요. 전화를 끝내고 나니 직원들이 우리 국장님은 '강아지'라고 놀리더군요." 슬프고 힘든 날이면 외할머니 생각이 자주 난다는 박란 대표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 하늘에 떠 있는 별 중 하나가 돼 지켜보고 계실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양반가 며느리였던 외할머니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보여준 반듯한 삶의 태도는 그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당시 사업을 운영하시던 외할아버지가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가세가 기운 것. 이 때 생계를 책임지겠다고 외할머니는 팥죽 장사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른 새벽 시장에 나가기 전에는 꼭 머리를 단정히 빗은 후 빳빳하게 풀을 먹인 새하얀 앞치마를 챙겨 입었다.


박 대표는 "외할머니께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사람으로서 품위를 잃지 말고 몸가짐을 바르게 하라고 하셨다"며 "당신 역시 장사를 끝낸 후 밤마다 꼭 벼루에 먹을 갈아 자식들을 걱정하는 기도문을 한문으로 쓰셨다"고 회상했다. 이후 자손들의 성공으로 가세가 회복되기까지 외할머니는 기도를 멈추지 않았다.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팔고 남은 팥죽은 이웃들과 꼭 나눴다. "그 때 되게 힘들고 팍팍한 때였는데도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 것들은 욕심 내지 않고 남들과 나누셨어요. 거창한 가치는 아니더라도 삶을 사는데 필요한 지혜는 그 분께 다 배운 것 같네요." 작은 선물부터 큰 성과까지 회사 동료 및 제자들과 공유하는 데 주저함이 없는 박란 대표의 마음가짐은 외할머니의 그것과 꼭 닮은 듯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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