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한 번에 쾌척하지 못하고 조금씩 나눠 내는 게 부끄럽다" 생전에 딸아이가 다니던 대학을 찾아 장학금을 전달하며 남긴 중년 남성이 말이다.
2일 한남대에 따르면 ㈜나노하이테크 김병순 대표는 전날 대학을 방문해 1500만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김 대표가 한남대에 장학금을 전달해 온 것은 올해로 15년째, 누적된 장학금 총액은 1억 원에 이른다.
김 대표의 장학금 기부는 한남대 일어일문학과에 재학 중이던 딸 김희진 씨가 2005년 루푸스병으로 세상을 등졌을 때부터 시작됐다. 장례식장을 찾아 고인을 애도하고 자신을 위로해 준 딸의 동문에게 고마움을 전한다는 것이 15년째 이어져 온 것이다.
이 무렵 김 대표는 딸의 이름을 붙여 ‘김희진 장학기금’도 만들었다.
김 대표는 “희진이의 후배들이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작은 정성을 전했을 뿐”이라며 머쓱해 했다. 또 “장학금을 한꺼번에 전하지 못하고 매년 조금씩 내는 것이 못내 부끄럽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김희진 장학기금) 희진이와의 약속과 신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장학금 기탁은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한남대 이덕훈 총장은 "아픈 상처를 추스르고 고인이 된 딸의 후배들을 위해 장학금을 기탁한 김 대표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대학은 장학금이 교내 어려운 학생들에게 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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