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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이 내 꿈 뺏았다, 어떻게 감히" 세계 정상들 혼낸 10대소녀(종합)

최종수정 2019.09.24 11:20 기사입력 2019.09.2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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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당신들이 내 꿈을, 내 유년시절을 빼앗았다. 사람들은 고통받고 죽어가고 있고 생태계는 붕괴되고 있다. 하지만 당신들은 돈, 영원한 경제성장이라는 동화만 말할 줄안다.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느냐(How Dare You)."


스웨덴 출신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UN) 기후행동정상회의에 참석해 각국 지도자들에게 거센 질책을 쏟아냈다.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잠시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해당 연설을 듣지는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툰베리는 이날 유엔기후행동정상회의 패널 연사로 나서 각국 지도자들이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자신과 같은 젊은 환경운동가들을 칭찬하기만 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스웨덴에서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등교 거부' 시위를 유럽 전역으로 확산시킨 그는 "내가 보내고 싶은 메시지는 우리가 당신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올해 16세인 툰베리는 "나는 여기에 있으면 안된다. 나는 대서양 건너편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당신들은 우리에게 젊은 사람을 위한 희망을 말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지 않을 경우 미래 세대는 극복할 수 없는 재앙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하며 "당신들은 빈 말로 나의 꿈, 나의 유년시설을 앗아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대량 멸종의 시작에 있다"며 "그러나 당신들은 모두 돈, 영원한 경제성장이라는 동화에 대해서만 말할줄 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각국 지도자들에 대한 질책을 쏟아냈다. 이어 "아직까지도 필요한 정치, 해결책이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감히 여기에 와서 당신들이 충분히 하고 있다고 말하느냐"며 이들이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자신과 만난 지도자들이 (기후변화의) 위급성을 이해한다고 했지만 "믿지 않는다"면서 "당신들이 정말 이해하고도 행동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당신이 악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현장에서는 툰베리의 격앙된 발언 중간 중간마다 박수가 쏟아졌다. WP는 툰베리의 마지막 발언은 '지켜보고 있다'는 경고로 끝났다고 덧붙였다.


반(反)환경 정책을 이어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툰베리의 일침을 현장에서 듣지 못했다. 당초 종교 자유 관련 회의 참석을 이유로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던 그는 이날 오전 기후행동 행사장을 깜짝 방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연설후 황급히 자리를 떴다.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열심히 듣는 듯한 자세를 취했으나 통역장치를 착용했는 지는 확실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WP는 유엔총회 기간 툰베리와 트럼프 대통령 간 만남이 성사될 지에 관심이 쏠린다고 보도하면서 한 뉴스 화면에 툰베리가 걸어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얼음장 같은 시선을 보내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언급했다. 지난 달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회담한 툰베리는 "내 말을 듣지도 않을 사람에게 왜 내가 시간을 낭비해야 하느냐"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 가능성을 일축했었다.


이날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는 유럽, 중국, 인도 등 60개국 지도자가 연단에 섰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는 '멈추라'며 울부짖고 있다"면서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위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 ▲2020년 이후 석탄화력발전소 신설 중단 ▲화력연료보조금 금지 ▲탄소세 도입 등을 각국에 촉구했다. 같은 날 워싱턴DC에서는 지구온난화 대책을 요구하며 도로를 봉쇄하는 시위가 진행됐다.


한편 툰베리는 정상회의 직후 다른 청소년 15명과 함께 이날 독일, 프랑스, 브라질, 아르헨티나, 터키 등 5개국이 '아동권리조약'에 따른 의무사항을 지키지 않았다고 유엔에 제소했다. 아동권리조약을 채택한 국가 중 이들 5개국을 지목한 이유에 대해선 유엔의 사법권을 수용한 44개국 중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국가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으로 꼽히는 미국과 중국은 해당 명단에서 빠졌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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