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뜨거운 '대·대·광', 매매는 '냉온탕'

올 2.8% 오른 대전 집값… 재건축 기대되는 '노년 아파트' 적은 광주·대구는 하락세

▲ 광주와 대구의 청약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지난 11일 평균 경쟁률 88.31대 1로 전 평형 1순위 해당 지역 마감에 성공한 광주 서구 '염주 더샵 센트럴파크' 투시도. (제공: 포스코건설)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올해 지방 청약 시장을 함께 주도해 온 이른바 ‘대·대·광(대전·대구·광주)'이 주택 매매시장에서는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계속 집값이 뛰고 있는 대전과 달리 대구와 광주는 집값이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18일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대전의 집값은 올해 들어 이뤄진 36번의 주간 조사 중 단 5번만 하락했다. 올해 들어 상승폭은 2.8%로 조사됐다. 특히 유성구는 올해 들어 5.1% 올라 전국 시군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광주와 대구는 지난 4월부터 각각 24주, 21주 연속 떨어지고 있다.

대·대·광 주택 매매시장이 지역별로 온도 차를 보이는 것과 달리 청약 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지난 11일 일반 공급이 시작된 광주 서구 ‘염주더샵센트럴파크’는 평균 경쟁률 88.31대 1로 전 평형 1순위 해당 지역 마감에 성공했다. 대구 역시 10일 공급된 중구 ‘청라언덕역서한포레스트’가 평균 경쟁률 64.03대 1로 1순위 해당 지역에서 청약을 마쳤다.

이러한 청약과 매매간 온도차는 각 지역별 아파트 연령별 비중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의 2018년도 주택총조사에 따르면 대·대·광 모두 전체 아파트 수 대비 2010년 이후 지어진 10년 미만 ‘신축’ 아파트의 비중이 전국 특별·광역시 중 2~4위로 낮았다. 광주는 19.7%로 16.5%를 기록한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비중이었다.

반면 ‘구축’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정비 사업 연한을 채우진 못한 10년 이상~20년 미만 연령대 아파트 비중에서 광주와 대구가 모두 31.9%로 서울에 이어 두번째로 비중이 높았다. 이에 비해 대전은 26.5%로 전국 평균인 31.3%보다 낮은 비중을 나타냈다.

재건축 연한 도래가 기대되는 20년 이상~30년 미만 아파트에서도 대·대·광은 서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 43.5%의 비율로 전국 특별·광역시 중 가장 높은 비중을 보인 대전에 비해 광주는 39.8%, 대구는 36.0%로 전국 평균인 34.6%와 비슷하거나 다소 높았다. 신축 아파트의 비중이 공통적으로 낮아 청약 시장은 과열되는 반면 정비 사업이 기대되는 구축 비율에서는 차이를 보이면서 매매로 집중되는 비중에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대전과 달리 광주와 대구는 지난해보다 상승 동력이 중화된 모양새”라며 “정비 사업이 이제야 본격화되는 대전과 달리 광주와 대구는 정비 사업이 이미 종료됐거나 연한이 많이 남은 물량이 많아 지역 간 격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