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활동 방어권도 강화해달라" 경영계, 노조법 개정안 '반대'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경영계가 해고자·실업자의 노동조합 가입 허용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에 반대의 뜻을 명확히 하고 균형 잡힌 입법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에 따라 노조의 단결권을 확대·강화하려면 상대적으로 제약을 받는 사용자의 생산활동 방어 기본권 등 경영계의 요구 사항도 함께 반영해 패키지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5단체는 "정부 입법안은 우리나라 노사 관계의 특수성·후진성 등 현실적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노동계에 편향된 안이므로 전반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경영계의 의견을 모아 정부에 제출했다고 11일 밝혔다.
정부는 지난 7월31일 ILO 핵심 협약 제87호·제98호 비준과 관련, ▲재직자 외에도 해고자·실업자의 노조 가입 허용 ▲노조 전임자 급여 지급 금지 규정 삭제 ▲근로시간 면제제도(타임오프제) 완화 등을 골자로 하는 노조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경제 5단체는 기업 단위 노조의 가입 대상이 해고자·실업자 등으로 확대되면 현재도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통해 힘의 우위를 가진 노조 측으로 힘이 쏠리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나라 노사 환경에서 노조 단결권만 확대·강화하면 자동으로 노조의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 강화로 이어져 사용자의 생산활동 방어 기본권은 더욱 위축될 것"이라며 "노조의 사용자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고소ㆍ고발 남용과 노사 갈등이 더욱 증가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경영계는 대체근로 금지 규정을 삭제해 대체근로를 허용하고, 사업장 내 점거 또는 집회나 시위 형태의 쟁의행위를 금지하며, 쟁의행위 찬반 투표 유효기간을 설정하고 부결 시 6개월 이내 재투표 제한 등 생산활동을 위한 최소한의 방어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형사처벌 등 사용자를 과도하게 규제하는 부당노동행위 제도를 반드시 함께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 전임자 급여 지급 금지 규정을 없애려는 정부의 움직임에도 경영계는 반대 및 현행 유지 의견을 냈다. 경제 5단체는 "노조 조합비에서 노조 전임자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고, 노조 전임자가 사용자로부터 급여를 받는 자체가 노조의 자주성과 도덕성을 훼손하는 것이며 사용자의 지배와 간섭에 노출되는 위험성을 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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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는 근로 제공이 없으나 해당 시간을 유급으로 인정하는 타임오프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노조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무노동·유임금에 해당하는 타임오프제는 필요 최소한으로 운영돼야 한다"면서 "우리나라는 2010년 7월부터 조합원 규모에 따른 총량으로 연간 최대 면제 한도를 설정하는 방식인데 실제 운영에서는 한도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가 많고 제3자에 의한 관리·감독 체계가 없어 산업 현장에서 제도를 남용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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