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속 인명 구한 공군 하사…"해야할 일 했을 뿐"

쉬는날 주택 화재 목격…연기 자욱
망설임 없이 뛰어들어 어르신·아이 구조
담양경찰서장 "지역사회 대표해 감사"

공군 제1전투비행단 항공기정비대대 강지호 하사 (사진=대한민국 공군)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아이들의 외침을 듣고 반드시 구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공군 제1전투비행단 항공기정비대대 강지호 하사(25)가 지난 11일 전남 담양군 대전면 주택 화재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4일 공군에 따르면 강 하사는 주말이었던 지난 11일 아버지의 일을 돕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화염과 함께 연기에 휩싸인 주택을 목격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연기가 자욱했던 현장에서 구조를 요청하는 아이들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강 하사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화재현장으로 달려갔지만 주택의 대문은 안에서 잠겨있었다. 당시 화재 현장에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한 명과 아이 두 명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강 하사는 아버지와 함께 대문을 부수고 안으로 들어가 아이 두 명을 먼저 구조한 후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부축해 나왔다. 이후 강 하사는 화재를 신고하고, 어르신과 아이들을 보살폈다.

그는 소방차가 사고 현장에 도착하자 원활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길을 안내했다.

전남 담양경찰서는 이 같은 강 하사의 유공을 인정해 이날 경찰서장 표창을 수여한다. 정용선 담양경찰서 서장은 "강 하사의 신속한 대응이 없었다면 자칫 인명사고가 발생할 수 있었다"며 "지역사회를 대표해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강 하사는 "화재를 겪은 어르신과 아이들이 무사해 정말 다행이다"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본분인 군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