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친일 잔재 청산' 본격 나선다

남양주 진접 봉선사 입구에 세워진 춘원 이광수 기념비

[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1 경기도는 지난 3월부터 도 월례조회인 '공감ㆍ소통의 날' 등 각종 공식 행사에서 '경기도가(京畿道歌)' 제창을 하지 않고 있다. 수십 년 동안 도를 대표하는 노래가 친일파 이흥렬이 작곡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도는 현재 '경기도 노래 신곡 제정 자문위원회'를 꾸리고 새 노래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2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에 위치한 봉선사 입구에는 대표적 친일파인 춘원 이광수 기념비가 있다. 이광수의 아내인 허영숙 씨의 부탁으로 1975년 세워진 이 기념비에는 이광수를 한국문학의 선도자로 추켜세우는 내용의 기념비문이 적혀 있다. 도는 남양주시와 협의해 기념비 정비 작업을 검토하고 있다.

경기도가 우리 생활 속에 뿌리 깊이 박힌 친일 문화 잔재 청산을 위한 본격적인 학술연구 용역에 들어간다.

도는 올 연말까지 '경기도 친일 문화잔재 조사' 연구용역을 실시하기로 하고 이달 29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수행기관 공모를 실시한다고 25일 밝혔다.

용역은 도내 친일 목적으로 제작된 유ㆍ무형 문화잔재는 어떤 것이 있고, 나아가 해당 유산들이 현재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 지를 파악하는 데 무게를 두고 진행된다.

도는 아울러 용역을 통해 친일문화 잔재에 대한 정의를 확립하고, 논란을 정리할 계획이다.

친일잔재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는 있었지만 특정 지역 내 문화예술 분야를 대상으로 한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성호 도 문화종무과장은 "3ㆍ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현재까지 도내 유ㆍ무형의 친일문화 잔재 자료를 수집, 기록하기 위해 용역을 하게 됐다"며 "올해 안으로 용역 결과를 도출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친일 잔재 청산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는 용역결과를 디지털 아카이브 형태로 기록하고, 문화유산 속 친일 잔재 알리기 캠페인, 관련 책자 출판 등을 통한 청산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