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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북카페] 무슨 대화 나눴을까…유시민과 유럽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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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때부터 매료된 유럽도시 아테네·로마·이스탄불·파리 이야기
'정리하는 뇌' '역사의 쓸모' 등 신간 인문서적들 새롭게 순위 진입

[충무로 북카페] 무슨 대화 나눴을까…유시민과 유럽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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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덥고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여름이다. 직장인들에게는 휴가가 간절한 때다. 1년에 딱 한 차례 먼 곳까지 다녀올 수 있는 기회. '지식소매상'을 자처하는 유시민 작가의 '유럽 도시 기행'이 독자들을 강력하게 유혹하고 있다. 이번 주 아시아경제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는 대작 소설의 인기가 꾸준한 가운데 유럽 도시 기행을 중심으로 인문 서적의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아시아경제는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판매된 책을 대상으로 베스트셀러 순위를 매겼다. 인터파크·예스24·교보문고 등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의 판매량 순위를 참고하되 본지 문화부 기자들의 평점을 더해 종합점수를 집계했다.

유럽 도시 기행이 출간되자마자 1위에 올랐다. 이 책은 지난 7일 출간됐다.


유시민 작가는 스무 살 무렵부터 유럽의 도시들에 매혹됐다. 유럽인들은 어떻게 더 자유롭고 너그럽고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었을까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다.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바쁜 삶을 살면서 엄두를 내지 못하다 정치를 관두고 글쓰기에 매진하기 시작하면서 기회를 만들었다. 5년 전 유럽 도시에 대한 글을 쓰는 기획을 해 아내 한경혜씨와 함께 유럽 여러 도시를 돌아다녔고 첫 번째 책을 냈다. 그리스 아테네, 이탈리아 로마, 터키 이스탄불, 프랑스 파리 네 개 도시를 다룬다. 유시민 작가는 네 개 도시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 도시에 살았던 사람들이 이룩한 정치적·사회적·문화적 성취가 유럽뿐 아니라 인류 문명 전체를 크게 바꿔놓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낯선 도시를 여행하면서 도시가 품고 있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과 우리의 삶에 대한 여러 감정을 맛본다고 했다. 유시민 작가는 특별한 이유가 생기지 않는다면 2권에서는 오스트리아 빈, 체코 프라하, 헝가리 부다페스트, 독일 드레스덴을 다루겠다고 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유럽 도시 기행은 남성보다 여성의 구매 비율(57.2%)이 더 높다. 특히 30~4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구매가 이뤄지고 있다. 여성의 세대별 판매 비중에서 40대가 22.8%, 30대가 19.5%를 차지했다.

유럽 도시 기행은 상위권에 있는 소설 판매 순위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집계(5일)에서 1위에 올랐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죽음'이 4위로 주저앉은 반면, 조정래의 '천년의 질문'은 3위에서 2위로 순위가 올랐다. 남성 구매 비율이 높은 천년의 질문은 영향을 받지 않은 반면 여성 구매 비율이 높은 죽음은 유럽 도시 기행의 인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 도시 기행은 인문 서적의 세대교체도 이끌었다. 그동안 인문서적 중에서는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와 '공부머리 독서법'이 오랫동안 순위권에 자리했다. 두 책은 지난 집계에서도 각각 5위와 9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번 집계에서는 모두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유럽 도시 기행과 함께 '정리하는 뇌'와 '역사의 쓸모'가 인문 서적으로 새롭게 베스트셀러 순위에 포함됐다. 각각 3위와 8위를 기록했다.


정리하는 뇌는 멀리 떠나지 않고도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할 수 있는 요령을 알려준다. 저자 대니얼 J 레비턴은 인지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다. 뇌 신경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정보와 선택의 과부하로 뒤엉킨 머릿속과 일상을 정리하는 기술을 담았다.


역사의 쓸모는 역사 강사 최태성씨가 썼다. 그는 설민석씨와 함께 최근 가장 주목받는 역사 강사다. 최태성씨는 책을 통해 요즘처럼 경쟁과 효율이 강조되는 시대에 역사를 배우는 것이 어떤 가치를 가지는지를 보여준다. 얼핏 쓸데없는 것으로 치부될 수 있지만 역사를 통해 수많은 사람의 삶과 문화의 흥망성쇠를 들여다보며 삶을 배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설민석의 세계사 대모험2'도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설민석씨는 세계사 대모험 1권에서 프랑스 대혁명을 다뤘고 2권에서는 독일 나치 시대를 다룬다.


10위에 오른 '반일 종족주의'는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를 중심으로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주익종 전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학예연구실장 등 여섯 명이 글을 썼다. 이 전 교수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대표적인 경제 사학자로 현재 낙성대경제연구소 이사장이자 이승만학당 교장이다. 필진이나 제목에서 드러나듯 일방적인 주장을 늘어놓아 논란을 부르기 십상인 책이다. 예를 들어 이 전 교수가 쓴 프롤로그의 제목은 '거짓말의 나라'다. 글은 '한국의 거짓말 문화는 국제적으로 널리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라는 희한한 문장으로 시작한다. 처음 듣는 독자가 대부분일 주장을 아무렇지도 않게 기정사실인양 던져 놓았다. 그는 한국의 민족주의는 서양의 민족주의와 구분되며 일본에 대한 적대 감정이 담긴 반일 종족주의에 가깝다고 독백한다. 책 전체가 온통 이런 식이다.


에세이의 기세는 한풀 꺾였다. 지난 집계에서는 베스트셀러 순위에 네 권이 포함됐지만 이번에는 두 권으로 줄었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와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가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사라졌다. 남은 두 권의 순위도 하락했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는 2위에서 5위로,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 선수의 첫 번째 에세이 '축구를 하며 생각한 것들'은 7위에서 9위로 내려앉았다. 축구를 하며 생각한 것들은 남성보다 여성의 구매 비율(69.7%)이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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