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교육청, 상산 자사고 논란 이어 영선고 논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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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김춘수 기자] 전북도교육청이 상산 자사고 논란에 이어 고창군에 위치한 영선고등학교 야구부 해체와 관련해 지나친 행정으로 주민과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영선고 야구부는 창단할 때부터 분쟁의 불씨를 안고 있었다. 야구부 창단을 원하는 학교와 반대하는 전라북도 교육청이 첨예한 대립을 벌인 것이다.

당시 도 교육청은 신규 야구부 창단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불허 사유는 다음과 같다 ▲학생 수급을 위한 단체 운동부 창단 불허 ▲단체 운동부 다수 민원 발생으로 도 교육청 청렴도 저하 문제 ▲위장 전입에 의한 타 시도 선수 수급 등이었다.

당시 영선고는 야구부 창단을 위한 준비 절차를 마친 상태였다. 그중 하나로 고교 창단팀에 대한 한국프로야구 협회 지원을 이미 받기로 한 것이다.


한국프로야구 협회와 영선고의 협약 지원 내용을 살펴보면 ▲2016년 2억 원, ▲2017년 1억 원, ▲2018년부터 2019년 5월까지 1억 원을 지원받기로 했다.


이러한 조건이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전북도교육청은 영선고에 무리한 요구를 하게 된다. 영선고 야구부를 운영하되 대한 한국프로야구 협회 지원이 끝나는 2019년 11월에 해체한다는 조건을 내건 것이다. 또 이를 문서화해 영선고에 각서를 요구하고 공증까지 한 것이다.


전북도교육청의 제재는 이뿐만 아니었다. 영선고 유도부 코치 인건비 등 여러 지원금 지급을 중단했다. 영선고는 이러한 제재에도 야구부 운영을 계속했지만 도 교육청이 재정 결함 보조금(교직원 인건비)를 2016년 8월부터 중단하겠다고 통보하자 백기를 들었다.


도 교육청은 “전라북도에는 초등학교 팀 4개, 중학교 팀 4개, 고등학교 팀 3개가 있다. 현재 있는 팀들만으로도 도내에 있는 유소년 야구선수들이 충분히 야구를 즐길 수 있다. 대부분 팀이 선수가 부족해서 다른 지역 선수들을 유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 유지를 위해 야구부를 창단하는 것을 두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영선고는 2015년 10월 도 교육청 학교운동부 운영위원회에 야구부 창단을 신청해 통과하지 못했지만 야구단을 창단했고 2016년부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서 주최하는 공식경기에도 출전했다.


당시 합의 내용에 따르면 영선고는 2018년부터 신입생 모집을 해서는 안 됐다. 선수들이 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야구부가 해체되면서 입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영선고는 지난해와 올해 신입생을 모집했고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현재 영선고에서 뛰고 있는 1~2학년 학생들 처지에서는 갑자기 팀이 사라지는 당혹스러운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영선고 신동수 감독은 “야구부를 유지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한 학년만 데리고 야구부 일정을 소화하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영선고 야구부에는 2학년 6명, 1학년 2명이 남아있다. 만약 영선고가 올해를 마지막으로 해체된다면 이들은 다른 학교로 전학을 하던가 야구를 그만두어야 한다.


선수와 학부모들은 억울하다는 태도다. 학부모회는 “우리는 야구부가 해체된다는 것을 올해 3월 입학하고 나서야 알았다. 아이들이 초등학생 때부터 야구만 해왔는데 갑작스레 꿈을 잃게 생겼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에 대해 도 교육청은 “졸업 전에 팀이 해체되는 선수들은 패널티 없이 다른 팀으로 전학이 가능하다. 야구를 계속하고 싶은 선수들은 다른 팀으로 전학을 해서 뛰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들은 안타깝지만 영선고가 독단적으로 선수들을 선발했고 야구부가 해체된다는 사실을 감췄다.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영선고에 책임을 넘겼다.


신동수 감독은 “신입생을 받으면 안 됐었지만 야구부 운영을 위해서는 불가피했다. 그리고 2년간 신입생을 선발하고 문제없이 팀을 운영하는 동안 교육부에서는 아무런 말도 없었다”면서 교육부의 관리 부실을 지적했다.


학부모들은 학교와 도 교육청 모두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학부모회는 “패널티 없이 다른 학교로 전학할 수 있다지만 이미 다른 팀들은 전력구상에 맞춰서 선수 선발을 한 상황이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갑자기 들어오면 제대로 야구를 하고 경기에 나설 수 있겠느냐”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도 교육청은 “영선고에는 야구 특기자 전형이 배정되지 않았다. 영선고가 일반 전형으로 학생들을 받고 야구부 선수로 뛰게 한 것은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도 교육청은 수시로 장학사를 파견해 해체를 종용하면서 몰랐다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변명으로 보이며 관리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또 현재 2학년 학생들은 지난해 신입생으로 야구부에 들어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정식 선수로 등록됐고 공식 경기에도 출전했다.


학부모회는 “학교와 도 교육청 모두 과실이 있다. 학교는 사기죄, 도 교육청은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을 준비 중이다”라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학부모들은 “우리 아이들은 야구 하나만 바라보고 학창시절을 보냈다. 이렇게 아이들의 꿈이 짓밟히지 않았으면 한다. 그저 지금 팀에서 계속 야구를 하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러한 호소에도 영선고 야구부는 5년이라는 짧은 시간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아무것도 모른 채 팀을 잃어버린 야구 꿈나무들은 이제 어디에서 야구를 해야 할까 라며 장외 집회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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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영선고는 2015년 창단한 신생팀으로 역사는 길지 않지만 프로 선수도 2명(두산 베어스 전태준, 윤산흠) 배출했다.


호남취재본부 김춘수 기자 ks7666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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