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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 김현미 국토부 장관, 내년 총선서 '아름다운 귀환'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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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발표로 지역 민심 악화
당·청와대선 차선책 시나리오 거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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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빠르면 이달 중 이뤄질 개각에서 국무총리 후보로 거론되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김 장관 본인은 현재 지역구인 고양시 일산서구(경기 고양시정)에서 내년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밝힌 상태다. 하지만 당이나 청와대에서는 다른 기류가 감지된다. 김 장관이 지난 5월 고양시 창릉지구가 포함된 3기 신도시를 발표하면서 지역 주민들의 민심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기 때문이다. 즉 총선에 출마해도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면 차선책을 택하려는 것이다.

실제 일산서구 주민들은 3기 신도시 전면 철회를 요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잇달아 열고 있다. 김 장관이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1·2기 신도시도 제대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3기 신도시를 추가하는 것은 1·2기 신도시를 죽이는 정책이라는 이유에서다.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김 장관은 광역교통 대책 등 1·2기 신도시 보완 방안을 내놨지만 역부족이었다. 기존 계획을 되풀이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김 장관 입장에서 보면 계획이 꼬인 측면이 있다. 지난 3월 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다주택자 논란 등으로 자진 사퇴하면서 김 장관이 물러날 타이밍을 놓친 것이다. 당시 서울 집값도 하락세를 이어가던 시기여서 '집값 잡은 장관'이라는 타이틀을 얻고 정치권으로 복귀하기에 적절한 타이밍이었다. 하지만 '다주택자'가 발목을 잡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다주택자 논란은 김 장관이 맨 처음 끄집어낸 문제다.


2017년 6월23일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김 장관은 느닷없이 프레젠테이션을 하기 시작했다. 다주택자들의 주택 매매거래 비중이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며 다주택자를 집값 급등의 주범으로 저격한 것이다. 그때부터 문재인 정부의 다주택자와의 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그런데 다주택자를 향한 칼이 '엉뚱한' 곳으로 날아왔다. 고위 공직자들 가운데 다주택자가 상당수였던 탓이다. 김 장관 본인도 배우자 명의의 단독주택을 보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주택자 딱지가 붙었다. 울며 겨자 먹기로 그 집을 친동생에게 넘기긴 했지만 '꼼수'라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최근 낙마한 최정호 장관 후보자 역시 김 장관의 전철을 따라 다주택자 논란을 피하기 위해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를 친딸에게 증여했지만 되레 논란을 키웠다.

김 장관의 계획이 엉키면서 서울 집값도 다시 상승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민간조사기관은 물론 공공기관인 한국감정원 조사에서도 지난 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변동률은 0.02%로 상승 전환했다. 감정원 통계에서 서울 아파트값이 직전 주보다 오른 것은 지난해 10월 마지막주 이후 35주 만이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비롯한 일부 아파트 집값은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전보다도 더 뛰며 신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김 장관은 다시 집값 안정화를 위한 '묘수'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야 그가 꿈꾸는 아름다운 퇴장이 가능하다.


국토부 내부에서는 김 장관에 대한 평이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김 장관이 오면서 국토부의 입김이 세졌기 때문이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직책상 국토부 장관보다 위였지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지냈던 김 장관을 어려워했다. 부동산시장에서는 김 장관에 대한 평가가 박하다. 그도 그럴 것이 김 장관은 취임 이후 시장을 찍어 누르는 규제책을 연이어 쏟아냈기 때문이다. 김 장관 본인도 부동산시장을 일종의 적폐 세력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최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카드를 빼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건설사들이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가 심사를 피하기 위해 후분양으로 선회하자 이를 차단할 방안으로 분양가상한제를 들고나온 것이다. 아이러니하지만 아파트 후분양제는 김 장관이 직접 도입한 제도다. 국토부는 이르면 내달 분양가상한제와 함께 몇몇 대책을 묶어 발표할 예정이다.


부동산시장 관계자는 "정부가 각종 규제 대책으로 서울 집값을 억누른 것이 성공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자연스럽게 집값이 하락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억지로 찍어 누른 것이기 때문에 결국 언젠가는 튀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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