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일자리 사업의 '양면'…고용·실업지표 동반 상승(종합)

통계청 '6월 고용동향'…취업자 수 28만명 증가
상반기 취업자 20.7만명↑…고용률 22년만에 최고
실업지표, 외환위기 이후 최악…제조업·3040 부진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김민영 기자] 지난달 취업자 수가 28만명 증가하면서 1년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실업자 수와 실업률이 외환위기 이후 20년 만에 최악으로 치달았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으로 고용과 실업지표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40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28만1000명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 폭은 2018년 1월(33만4000명) 이후 1년5개월 만에 최대치다.

상반기 평균 취업자 수 증가 폭은 20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취업자 수 증가폭을 15만명에서 20만명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상반기 취업자 증가세만 보면 이러한 목표한 한발 가까이 다가간 셈이다.

지난달 15세 이상 고용률은 61.6%를 기록하며 1997년 6월(61.8%) 이후 22년 만에 가장 높았다. 정부 일자리 사업의 수혜를 보고 있는 60대 이상 고령층과 보건ㆍ복지 등 서비스업이 취업 시장을 견인했다.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2만5000명), 교육서비스업(7만4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6만6000명), 예술ㆍ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5만8000명) 등에서 증가했다. 공공행정ㆍ국방 및 사회보장행정(-7만5000명), 제조업(-6만6000명), 금융 및 보험업(-5만1000명) 등에서는 감소했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만2000명 증가했다. 30, 40대 취업자수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3만2000명, 18만2000명 줄었다.

이처럼 우리 경제의 주력 산업인 제조업과 '허리' 역할을 하는 30~40대 고용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 중 하나인 금융ㆍ보험업 취업자 수도 올해 들어 감소 폭이 커지는 추세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12만6000명 줄어든 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3만1000명 늘어났다.

정부 일자리 사업에 손을 뻗는 구직자가 늘어나면서 실업지표도 동시에 악화되고 있다. 지난달 실업자는 113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10만3000명 늘었다. 실업자는 6월 기준으로 외환위기 여파가 있던 1999년 6월(148만9000명) 이래 20년 만에 가장 많았다.

실업률은 4.0%로 지난해보다 0.3%포인트 상승했고, 1999년 6월(6.7%)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0.4%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1.4%포인트 늘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지방직 공무원 시험 일정이 5월에서 6월로 변경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 청년 실업자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