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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 "게임 사용장애, 소모적 공방 멈춰라"

최종수정 2019.06.21 15:42 기사입력 2019.06.2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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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공중보건 및 정신건강 전문단체는 21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에서 '건강한 게임·미디어 이용환경을 위한 긴급 심포지엄'을 열고 "게임 사용장애 질병 등재와 관련한 본질을 넘어선 소모적 공방 제기를 중단하고 정부가 국민 건강권 입장에서 후속 조치를 진행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심포지엄은 게임 사용장애와 의료현장에서 직접 연관이 있는 공중보건 및 정신건강 9개 전문단체를 비롯해 5개 의학회, 시민단체 등이 공동 주최했다. 의사들이 단체로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들 단체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며 일부 정신의학계의 이익을 위한 과도한 의료화 시도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WHO의 공중보건향상이라는 목적과 정신건강전문가들의 전문성에 대한 폄훼에 가깝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해국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중독특임이사는 심포지엄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적으로 WHO의 결정이 논란이 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 뿐"이라며 "얼마 전 일본의 행위중독 관련 학회에 가서 토론했는데 일본과 독일, 호주, 말레이시아 등 6개국은 이미 정부 차원에서 전문학회에 예방치료지침을 만들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자는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다"고 전했다.


김동현 대한역학회장은 "WHO가 오랜 검토 끝에 질환 관리 목적, 예방 치료의 목적으로 게임 사용장애를 질병으로 등재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게임업계가 (WHO 결정에) 의학적 근거가 없다고 하는데 가장 높은 수준의 전문가가 모인 집단이 WHO다. 게임에 대해서는 업계의 전문적인 역할을 인정하지만 건강 피해에 대한 전문적인 영역은 WHO나 의학계의 근거를 존중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임 사용장애의 질병 등재 이후 의료현장에서의 기대감도 나왔다. 권용실 대한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은 "그동안에는 임상 현장에서 환자를 치료해야 할지, 교육해야 할지 등의 기준은 경험에 의해서 해왔다"면서 "WHO의 게임 사용장애 질병 등재로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더 좋은 진료와 교육, 연구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질병분류를 보면 ▲게임 이용의 조절력을 상실하고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우선시하며 ▲부정적 문제가 생겨도 게임 이용을 멈추지 못해 가족·사회·직업 등 중요한 영역에서 뚜렷이 장애가 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12개월 이상 두드러져야 게임 사용장애로 진단할 수 있다.


이를 두고 게임업계는 게임 자체가 아니고 주변 환경 요인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문제이며 술·담배처럼 금단증상이나 내성이 없어 중독으로 볼 수 없다고 반발해왔다. 그러나 의료계는 게임 사용장애는 도박장애, 알코올 사용장애와 같이 뇌 도파민 회로의 기능 이상을 동반하며 심각한 일상생활 기능의 장애를 초래하는 질병이라고 본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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