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시공사 대안설계 10% 제한'룰…갈등의 새 씨앗되나
3000가구 개포주공6·7
주민들 설계변경안 놓고
추진위원장 사임 등 내홍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서울 재건축ㆍ재개발 등 정비사업장이 시의 '탁상행정'으로 큰 혼란을 겪고있다. 서울시가 최근 정비사업의 원안설계를 변경할 경우 사업비의 10% 내 경미한 변경만 허용하는 방안을 시행한 이후 정비사업 조합 내부 갈등이 증폭되는 등 벌써부터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도시정비사업에서 시공사의 과도한 설계 변경을 막기위한 '대안설계' 관련 지침을 시행했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 서울에서 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사업 수주에 참여하는 시공사가 원안설계를 변경하는 '대안설계'를 진행할 경우, 사업비의 10% 이내로 조정이 제한된다. 또 입찰서에 대안설계에 따른 세부 시공내역과 공사비 산출근거를 함께 내야 하며, 대안설계로 인한 추가 발생비용은 시공사가 부담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업계 내에선 조합과 시공사 간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될 것이란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 타 지자체와 달리 사업시행인가 이후 시공사를 선정토록 돼 있다는 점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사업시행계획을 이미 만들어 놓고 시공사를 선정하면 시공사의 특화 기술과 이와 관련한 조합의 추가 요구사항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이는 자연히 대안설계 변경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사업시행인가 이후 시공사를 선정해야 해서 대안설계가 불가피한 상황인데 공사비 10% 제한은 터무니없다"며 "이는 대안설계를 통한 창의적 주거공간을 만드는 것을 가로막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총 2994가구로 강남구 재건축 대어 중 한 곳인 개포주공6ㆍ7단지도 최근 이 문제로 내부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개포주공6ㆍ7단지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최근 추진위원장 사임에 따라 직무대행체제로 전환, 위원장 보궐선거를 위한 절차를 밟고있다.
추진위원장이 물러나게 된 배경은 정비구역 지정 과정에서 주민들의 선호 가구면적 수요조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일부 주민이 문제제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은 소형 가구를 원하는 주민이 많지 않음에도 전용면적 60㎡ 이하 가구가 지나치게 많다며 이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비계획안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현 정비계획안 상 60㎡ 이하 가구는 1098가구로 현재 해당 크기와 유사한 면적의 가구를 보유중인 800가구보다 300여가구나 많다.
문제는 향후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가구별 면적 조정을 진행하는 경우 '사업비 10% 제한'에 걸린다는 점이다. 일단 원안대로 사업을 빠르게 진행하자는 측은 10% 내에서도 평수 조정이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반대 측은 그렇다고 할지라도 특화설계 등 다른 필요한 부분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개포주공6ㆍ7단지 한 주민은 "조합설립 전에 설계를 변경하거나 정비계획안 무효화 소송을 하자는 목소리도 있다"며 "사업시행인가 이후 가구 면적을 조정할 때 사업비가 예상보다 많이 나오면 정작 중요한 다른 공사를 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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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개포주공6ㆍ7단지는 지난해 상반기께 추진위 승인을 얻으려 했으나 재건축초과이익부담금을 낮추기 위해 일정을 연기, 지난 2월에서야 승인을 받았다. 재건축 동의율도 83%에 달했다. 올해부터 빠르게 사업을 전개시킬 계획이었지만 가구면적 배정과 설계변경 시 사업비 10% 제한 등의 문제가 불거지며 셈법은 더욱 복잡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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