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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김성현 대표, 30년의 약속 '기립입인(己立立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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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1. 1988년 11월

'증권맨'이 된 이후 첫 임무는 수탁업무였다. 발령지인 대신증권 명동지점에서 투자자들이 위탁한 자금을 계산했다. '돈 세는 일'이 증권사의 주된 업무였던 당시, 미국에서 IB 시장을 둘러보고 온 선배를 통해 새로운 세상에 눈을 떴다. 은행과 다른 '역동성'을 추구했던 26세 김성현이 증권업계 'IB통'이 될 수 있었던 첫 단추는 이렇게 끼워졌다.

"기립입인(己立立人)의 자세로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겠다."


#2. 2019년 1월

증권업계에서 '전쟁터'라고 표현되는 IB 시장을 누빈 장수(將帥)는 30년 후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초대형 IB의 수장(首將)이 됐다. 김성현 KB증권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내가 바로 서야 남을 세울 수 있다'라는 뜻의 사자성어를 언급하면서 솔선수범을 강조했다. 치열한 전장 속에서도 IB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었던 데에는 이러한 삶의 철학이 기저에 있었기 때문이다.

김성현 KB증권 사장./윤동주 기자 doso7@

김성현 KB증권 사장./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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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가 자리에 오른 첫해, KB증권은 숙원이었던 단기금융업 진출에 성공했다. 2017년 11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과 함께 초대형 IB로 지정됐지만, 단기금융업 인가는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터. 지난 5월 승인이 결정됨에 따라 IB를 총괄하는 김 대표에게도 힘이 실렸다. 단기금융업은 금융투자회사가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만기 1년 이내 기업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모집하는 업무다. 가입 시점에 이자가 확정되는 약정 수익률 상품을 출시하고, 조달한 자금으로 기업금융(지분투자 및 대출), 부동산금융 등에 투자할 수 있어 초대형 IB의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전사적 차원에서 '발행어음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강조한 만큼 일단 출발은 양호하다. 발행어음 상품 출시 첫날 '완판(완전판매)'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KB증권은 이번 1회차에서 5500억원(원화 5000억원, 외화 500억원)을 발행했다. 원화 5000억원은 발행 첫날 다 팔려나갔고, 현재 외화도 완판됐다. KB증권은 고객의 수요 등을 분석해 빠른 시일 내 2회차도 발행해 연간 2조원 어치를 발행할 계획이다.


실탄이 두둑이 마련되면서 IB 전선도 바빠질 전망이다. 다만 '적극적이되 성급하지 않게, 공격적이되 무리하지 않게' 투자한다는 것이 IB 수장의 전략이다. 초대형 IB는 '조달의 문제'가 아니라 '운용의 문제'라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단기 성과를 위한 무리한 투자를 지양하고 내실 있는 투자를 지향하겠다는 것이다. "조달은 신용등급이 양호하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다"며 "투자 가치가 높은 기업을 찾아서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도록 좋은 투자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단기 실적보다는 근원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회사를 성장시켜야 한다"면서 혁신을 통해 강해지는 KB증권으로의 변화를 꿈꿨다.

그는 변화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조직 통합을 내세웠다. "'하나의 KB(One KB)'를 만들려면 우선 'One KB증권'이 돼야 한다"면서 "KB투자증권, 현대증권, 외부 영입 직원간 보이는 또는 보이지 않는 경계들을 허물고 공통된 목표를 향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요한 시기에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아 어깨가 무겁다"면서 "2019년은 도약의 한 해인 만큼, 다져온 역량을 바탕으로 업계 선두권으로 우뚝 서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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