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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긴장에 힘 실린 금리인하설…세계은행, 성장률 전망 낮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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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파월도 무역전쟁 심화 시 금리인하 가능성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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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세계은행(WB)이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낮추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설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경기둔화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타결을 낙관했던 미ㆍ중 무역전쟁마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인 탓이다. 2년10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 호주중앙은행(RBA)에 이어 제롬 파월 Fed 의장 역시 무역전쟁 여파를 우려하면서 기존 '인내 기조'에서 한 발 물러나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세계은행은 4일(현지시간) 내놓은 '세계 경제전망(Global Economic Prospects)'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6%로 예상했다. 지난 1월 보고서에서 전망한 2.9%보다 0.3%포인트 하향조정한 것이다.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하고 있는 무역긴장, 투자둔화 등이 반영된 결과다. 하향조정 폭은 최근 3년래 최대 수준이다.

◆WB, 선진국·개도국 불문한 성장둔화 우려='고조된 긴장, 가라앉은 투자(Heightened tensions, Subdued investment)'라는 부제가 붙은 이 보고서는 하방 위험요인으로 무역긴장, 주요국 경제둔화 가속화, 개발도상국의 재정문제 등을 꼽았다. 세계은행은 특히 예상보다 빠르게 고조되고 있는 무역 긴장으로 올해 세계 교역량이 2008년 금융 위기 수준에 그치고, 선진국과 개도국을 불문한 성장 둔화가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무역 전쟁이 지속될 경우 9개월 안에 글로벌 경기 침체가 닥칠 수 있다고 밝힌 모건스탠리의 최근 보고서와 맥락을 같이한다.


국가 및 지역별로 살펴보면 조사대상국 중 절반 이상 국가의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조정됐다. 선진국의 성장률은 1.7%, 신흥국 및 개도국의 성장률은 4.0%로 지난 1월 보고서보다 각각 0.3%포인트 낮아졌다. 지역별로는 동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이 중국 경제의 둔화로 5.9%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지역의 성장 전망이 6% 아래로 떨어진 것은 1997~1998년 아시아 금융 위기 이후 처음이다.


유럽ㆍ중앙아시아 지역 역시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터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기 둔화 등의 여파로 1.6%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해 성장률(3.1%)에서 반 토막 난 셈이다.

또한 세계은행은 무역 전쟁의 중심에 서 있는 미국의 성장률은 지난해 2.9%에서 올해 2.5%로, 중국은 6.6%에서 6.2%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2개국의 전망치는 1월 보고서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이번 보고서에는 미국발 무역갈등이 향후 심화할 수 있다는 전제는 반영되지 않아 향후 무역전쟁이 확전되거나 장기화할 경우 성장률 전망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주요 외신들은 덧붙였다.


미국발 무역 전쟁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약한 신흥국 경기는 눈에 띄게 악화하고 있다. 이달 공개된 인도의 올해 1분기 성장률은 5.8%로 시장 예상치인 6.3%를 크게 밑돌았다. 고성장을 이어온 인도의 성장률이 중국(6.4%)에 못 미친 것은 약 2년 만이다. 금융 혼란이 커지고 있는 터키 경제 역시 지난해 4분기(-3.0%)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2.6%를 기록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싱가포르는 물론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도 악화된 성적표가 예상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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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 기조' 파월도 금리인하 가능성 시사=글로벌 무역전쟁을 둘러싼 경기침체 우려가 잇따르자 같은 날 파월 의장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입장 변화를 보였다. 파월 의장은 이날 시카고에서 열린 통화정책 콘퍼런스 연설에서 "이들 (무역)이슈가 언제, 어떻게 해결될지 알 수 없다"며 "탄탄한 고용시장과 물가상승률 목표치(2%)와 함께 경기확장 국면이 유지되도록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인하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경기 하강 위험이 높아지면 양적완화 정책으로 전환하겠다는 자세를 확인한 것이다. 그간 공식석상마다 '인내심'을 언급하며 금리 인상과 인하 모두에 거리를 뒀던 모습과는 온도차가 확연하다.


Fed의 조기 금리인하설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결권을 갖고 있는 제임스 불러드 미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가 전날 "조만간 Fed의 금리인하가 정당화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시장 내에 빠르게 확산됐다. 가장 유력한 시점으로는 9월이 거론된다. 앞서 미국은 1998년 경기확장 국면에서도 아시아 통화위기로 시장이 동요하자 소규모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선제적 대응에 나섰었다. 바클레이즈는 "보호무역주의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Fed가 하반기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업률을 비롯한 주요 지표에서 견고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미국 내에서조차 선제적 금리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배경은 단연 무역전쟁이다. 미 상무부가 이날 발표한 4월 제조업 출하 증가율(-0.5%)은 2017년 4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제조업이 미 경제의 12%를 차지하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무역긴장이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JP모건은 하반기 미 경제 침체 가능성을 40%로 제시하며 전월 전망치(25%)보다 대폭 올렸다. 블룸버그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등으로 무역 전쟁을 확전하는 행보와 맞물려 제조업을 중심으로 생산, 투자를 유보하는 움직임이 확인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6월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ㆍ중 무역 전쟁이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최근 무역 갈등 우려가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으로 연결되고 최근 주요국 국채 금리 하락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무역 전쟁의 여파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코너스톤매크로의 로베르토 펠리는 "최근 국채 금리의 하락세는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이후 가장 컸다"며 "세계경제의 하강 전조"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불확실성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쏠리며 최근 독일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을 이어가고 있고, 세계 최대의 금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골드트러스트는 2016년 7월 이래 가장 큰 일일 상승 폭(2.2%)을 보였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기업 신뢰도 하락, 글로벌 교역 침체 심화, 신흥국 및 개도국의 부진 등이 확인된다"며 "위축된 투자가 지속적인 성장의 기반을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택한 세계은행 총재인 맬패스가 글로벌 교역둔화를 애통해하고 있다"며 "침체를 한탄하면서도 보호주의 정책을 밀고 있는 백악관에 책임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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