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內 해킹 방어"…SH공사, 세대간 사이버 보안 장벽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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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는 스마트홈 시스템 해킹에 대비하기 위해 서울 구로구 항동지구 4단지 297가구에 각각 사이버 방화벽을 구축하는 차세대 보안시스템을 시범 설치했다. 보안시스템 관계자가 사이버 방화벽 작동 구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4일 서울 구로구 항동지구 4단지. 한 남자(해커)가 단지 내 어린이집에 앉아 컴퓨터로 몇 가지 명령을 하자 그가 지정한 가구(204호)에 전등이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했다. 해당 가구의 도어락을 풀고 문을 열기까지도 몇 초 걸리지 않았다. 그는 가구 내 냉난방 전원을 켜고 온도를 마음대로 조작했고, 월패드(현관 출입 등을 세대 내에서 통제하는 장치)를 통해 집안을 훤히 들여다보는 '영상 탈취'도 손가락 몇 번 움직여 손쉽게 해냈다. 이를 시연해 보인 해커 정재영 씨는 "현재 구조에선 (해커)컴퓨터로 단지 내에서 한 가구(203호)로 접근한 후 다른 가구(204호)의 조명, 도어락, 냉난방 명령을 조작하는 가구 간 해킹이 어렵지 않다"며 "월패드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받아내 제어할 수 있고 단지 내 CCTV 조작 역시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파트 단지 내 차세대 스마트홈이 적용되면서 음성명령 한 번에, 터치 한 번에 집 안팎에서 많은 걸 조작할 수 있는 편리한 시대가 됐지만 각 가구별 보안에는 더 큰 구멍이 뚫리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차세대 스마트홈 사이버 보안시스템을 도입했다. 해킹 시연을 해보인 항동지구 4단지 297가구에 각 가구마다 사이버 방화벽을 구축하는 차세대 보안시스템을 시범 설치했다.


지금까지 아파트 단지 스마트홈 시스템은 메인 서버에만 방화벽이 설치돼 외부 해킹에 대해서만 방어가 가능했다. 해커 시연에서처럼 단지 내 스마트홈 시스템에 접속해 이뤄지는 해킹에 대해서는 보안 기준이 없었다. 203호와 204호 간 물리적 장벽은 견고했으나 사이버 보안에는 취약한 구조였다.

SH공사는 항동지구 4단지에 각 가구마다 방화벽을 설치했다. 가구 내 단자함에 가로·세로 각각 10cm 크기 '포인트 게이트웨이'를 설치해 단지 내, 가구 간 해킹 역시 대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개별 가구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보안 수준을 크게 강화했다는 게 SH공사 설명이다. 실제 시연에서도 203호, 204호에 이를 적용하고 다시 해킹을 시도하자 진입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


SH공사와 기술 협력을 한 BS&C 관계자는 "차세대 스마트홈이 적용된 아파트 대부분이 이 같은 문제를 안고 있고 실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4차산업혁명, 초연결시대에 기술은 발전하는데 건설 비용 문제 등으로 (가구 당 방화벽 설치 등 추가 보안장치 없이) 과거 홈네트워크 방식이 유지되고 있는 데 따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법적으로도 보안을 강제할 규정은 없다. 윤후덕 의원(더불어민주당) 등이 지난해 초 주택법 일부에 대한 개정법률안을 내면서 이 부분을 포함했으나 현재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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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용 SH공사 사장은 "스마트시티 사업과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이 결합된 스마트홈 구축사업 일환으로 항동 4단지에 스마트홈 보안시스템을 시범 적용했다"며 "시범운영 결과를 검증해 세부 보안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공공아파트에 차세대 보안 시스템을 확대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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