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 놨다. 지난달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 동결(2.25~2.50%) 방침을 결정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기가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저물가 현상도 일시적이라며 향후에도 금리 조정에 '인내심'을 발휘하겠다고 밝혔던 것과 확연히 달라진 태도다.
파월 의장은 4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열린 통화정책 콘퍼런스에서 연설을 통해 최근 글로벌 무역 갈등 고조 등 경제 이슈에 대해 "언제 어떻게 해결될 지 모르겠다. 현재 이러한 갈등들이 미국 경제 전망에 미칠 영향에 밀접히 모니터링 중"이라며 "탄탄한 노동시장과 2% 안팎의 인플레이션율 목표와 함께 경제 확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 통신은 "파월 의장이 필요하다면 금리 인하에 열려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후 리차드 클라리다 Fed 부의장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Fed는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을 유지하고 달성하기 위해 적절한 정책을 펼칠 것이며, 우리는 필요한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미ㆍ중 무역갈등 고조 등으로 미국 경기 둔화가 가시화될 경우 금리 인하 등 확장적 통화 정책을 시행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또 "금융시장의 움직임에 Fed가 개입할 수는 없으며, 미 국채 장단기물 수익률 역전 현상에 대해 주목하고 있지만 걱정하기엔 너무 이르다"라고 덧붙였다.
시카고 소재 '그랜트 손톤'의 디안 스웡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파월 의장이 줄타기를 하고 있다. 견고한 성장세에 따라 여전히 경기 전망이 긍정이라고 말하고 싶어하지만 반면에 필요할 경우 금리를 인하하려는 의지도 있다"면서 "금리 인하의 임계값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목표치 2%를 밑도는 인플레이션에 대해선 "우리 시대의 눈에 띄는 통화정책 도전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노동시장의 긴축에 덜 민감해지면서 목표치로 관리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면서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충분히 견고한 노동시장을 밀어 붙이는 통화정책을 사용하는 것은 금융시장이나 다른 곳에서 불안정한 과잉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는 이번 달까지 10년 연속으로 120개월째 경기확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다음 달이면 2차 대전 이후로 최장기록을 세우게 된다.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미국의 기존 경기확장 기록은 1990년대 세워진 120개월이다. 2차대전 이후로, 미국의 평균 경기확장 기간(58개월)의 갑절을 웃도는 기간이다.
한편 Fed는 이달 18~19일 워싱턴D.C에서 FOMC를 열고 기준금리 변동 여부 등 통화 정책을 논의한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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