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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대여해주고 1억달러 버는 '패션계 넷플릭스' 렌트더런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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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業스토리]패션업계에 '공유경제' 도입…"패션 스트리밍"
5년만에 누적매출 3억달러, 회원수 600만명 돌파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동기 2명이 2009년 창업

[출처-Rent the Runway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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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물품을 소유하는 개념이 아닌 대여하고 차용해 쓰는 '공유경제'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에어비앤비로 공간을 공유하고, 차량은 우버를 이용한다. 최근에는 급변하는 패션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옷도 대여해 입는다. '렌트더런웨이(Rent the Runway)'를 이용해서 말이다.


'렌트더런웨이'는 2009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동기인 제니퍼 하이만과 제니퍼 플라이스가 공동 창업한 미국 온라인 패션 대여 업체다. 고가브랜드 드레스부터 저가브랜드의 일상복, 주얼리와 가방까지 대여해 준다. 빌릴 수 있는 브랜드만 500여 곳, 옷은 수 만 벌에 달한다. 대여가 불가능한 화장품이나 스타킹, 속옷 등은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창업 5년 만에 누적 매출 3억 달러(약 3500억원), 2016년에는 연 매출 1억 달러(약 1170억원)를 돌파, 회원 수 600만 명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馬雲)이 2000만 달러(약 234억원)를 투자하면서 기업가치를 10억 달러(약 1조1700억원)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수많은 회사들이 렌트더런웨이을 모방해 의류렌탈 사업을 시작했지만 원조를 따라오긴 역부족이었다. 미국 '르 토트(Le Tote)'는 렌트더런웨이와 비슷한 사업을 구상했으나 고객 맞춤형 상자를 배송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틀었고, 상당수 의류렌탈 업체들은 고가제품만, 혹은 일부 카테고리 상품만 대여하는 등 사업모델을 좁혔다. 그런데 어떻게 렌트더런웨이만 의류렌탈 업계에서 살아남은 것일까.


'구독경제' 패션계에도 먹혔다
[출처-Rent the Runway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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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창업 당시 렌트더런웨이의 사업모델은 '파티복 대여'였다. 당시 대학원생이었던 두 창업자는 중요한 자리에 있을 때마다 고급브랜드 드레스를 구입하기 어렵다는 점을 발견해 소비자들이 쉽게 구매하기 어려운 드레스, 턱시도 등을 대여했다. 모니크 릴리에, 질 스튜어트 등 고급 브랜드 의류만 취급했다. 그런데 지난 2016년부터 일상복 대여를 시작했다. 소비자가 옷을 고르기 쉽도록 직장인룩, 휴가룩, 하객룩, 심지어 낮 데이트, 밤 데이트 등 구체적인 TPO(시간, 장소, 상황)에 따라 옷을 나눴고, '정기 구독'이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내놨다.

렌트더런웨이가 '패션계의 넷플릭스'라 불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다양한 스트리밍 영상을 일정 구독료를 내고 이용하는 넷플릭스처럼 렌트더런웨이 회원들은 구독료를 지불하고 매월 새로운 옷을 받아보는 것이다. 월 89달러(약 10만원)짜리 프로그램은 350개 브랜드 패션 중 4개 품목을 빌려 입을 수 있고, 70달러(약 8만원) 비싼 프리미엄 프로그램은 500개 이상의 브랜드에서 무제한으로 옷을 대여할 수 있다.


패스트패션은 지고, 패션스트리밍은 뜨고
[출처-Rent the Runway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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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트더런웨이는 소유의 개념이 강한 패션계에 '공유'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전 세계 의류시장은 최신 유행을 반영한 디자인의 의류와 악세서리를 저렴한 가격에 내놓고, 빠르게 회전시키는 ‘패스트패션’이 주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가치 191억달러(약 22조원)에 달하는 에이치엔앰(H&M)이나 자라(ZARA), 유니클로(Uniqlo) 모두 '패스트패션'으로 대변이 되는 브랜드 들이다.


문제는 패스트패션이 빠른 회전율, 저렴한 가격에만 치중하면서 옷의 질은 상당히 떨어졌고, 대량으로 생산되는 탓에 환경오염의 또 다른 주범으로 지목됐다는 것이다. 결국 패스트패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 이미지는 커지기 시작했고 패스트패션 소비를 지양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점차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렌트더런웨이는 유행, 품질, 환경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패션스트리밍'이란 개념을 내놨다. 유행하는 디자인의 브랜드 옷을 입으면서도 저렴한 가격에 매번 새로운 옷을 골라 입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한 벌의 옷으로 여러 명이 공유하며 입을 수 있기 때문에 환경 문제도 피해갈 수 있다. 실제로 렌트더런웨이에서 대여 중인 1000달러(약 117만원)짜리 디자이너 브랜드 드레스는 150달러(약 17만원)정도면 빌릴 수 있는데다 평균 대여횟수는 30회에 달한다.


다양한 옷을 입어볼 수 있다는 장점은 현재 렌트더런웨이의 최대고객(20~40대 여성)이자 잠재고객인 '밀레니얼 세대(1981~2000년생)'의 취향까지 저격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익숙한 세대인 만큼 같은 옷을 여러 번 입지 않는 경향이 크고 충동구매도 잦기 때문에 대여의 장점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덤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SNS를 통한 홍보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잠재고객까지 확보한 렌트더런웨이의 다음 목표는 패스트패션을 따라잡는 것이다. 창업자이자 CEO인 제니퍼 하이만은 패스트패션에 대해 "많은 소비자들이 몇 번 입고 버리는 패스트패션을 구입하는 것보다 고품질의 디자이너 제품을 빌려 입기를 원한다. 패스트패션은 패션산업의 정크푸드(고열량·저영양의 음식쓰레기)같은 존재다. 자라를 패션업계에서 내보내는 게 나의 목표"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포춘지는 렌트더런웨이의 의류렌탈 방식이 패스트패션 산업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 평가하기도 했다. "지난 20년 간 천문학적으로 성장해 순자산이 390억 달러(약 45조6000억원)에 달하는 패스트패션산업을 렌트더런웨이가 따라잡고 있다”는 것이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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