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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대기업도 무릎꿇은 '출혈' 면세시장…장사안되는 면세점 줄철수 신호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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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면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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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한화그룹이 계속되는 영업적자로 면세점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라는 평가지만 예상보다 빠른 사업 철수에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여기에 한화를 제외하고도 적자에 시달리는 시내면세점이 적지 않아, 한화의 면세점 사업 철수가 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에 따르면 전날 이사회를 열어 갤러리아면세점 63의 영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한화 측은 "백화점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동력 채비를 본격 추진하려는 경영적 판단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2020년 말까지 사업 기간이 남았음에도 2019년 9월 면세점 영업을 종료하게 된다.

이번 사례는 신고제에서 특허제로 전환된 이후 처음으로 대기업 시내면세점 자진 철수다. 한화가 '1호 철수'라는 멍에를 감수하고도 행동에 나선 배경에는 2016년 178억원의 영업 손실을 낸 후 매년 적자를 거듭해 3년간 1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갈수록 치열해지는 면세점업계에서 미래를 찾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국내 면세업계 매출액은 18조9602억원으로 전년 14조4684억원 대비 31% 증가했지만 '속 빈 강정'이라는 평가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자 '큰 손'이 다이궁(代工·보따리상)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송객수수료 출혈 경쟁이 심해 졌기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이 여행사에 지금한 송객수수료는 1조3181억원에 달했다. 2013년 2966억원에 비해 5배가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최근 3년간 6개였던 시내면세점이 13개로 늘어나며 송객수수료 경쟁은 제 살 깎아먹기 경쟁으로 변질됐다. 롯데·신라·신세계 등 ‘빅3’는 매출에서 10% 중반대의 송객수수료를 지급한 반면 이를 제외한 업체들은 30~40% 가까이 송객수수료와 판촉비 등으로 사용하면서 수익성 악화를 불러왔다. 실제로 지난해 신세계면세점 강남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 등 신규 면세점이 잇따라 문을 열면서 한 때 송객수수료율이 매출의 40%에 육박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한화의 면세점 사업 포기에 대해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한화가 자진 포기의 첫 선례를 남기면서 경영상황이 어려운 다른 업체까지 확산되는 '도미노 현상'이 오는 것이 아이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화 함께 2015년 사업 허가를 받았던 면세점 사업자 중 HDC신라와 신세계는 최근 영업이익이 늘며 반등하고 있는 분위기지만 SM면세점과 두산타워면세점은 여전히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SM면세점은 최근 3년간 누적 적자가 693억원을 기록했으며 두타는 605억원에 달한다. 영업 부진에 SM면세점은 기존 6개 층으로 운영했던 시내면세점을 지난 2월 2개 층으로 대폭 축소다. 두타면세점도 최근 운영 층을 9개에서 7개로 줄이고 영업시간 마감을 기존 오전 2시에서 오후 11시로 앞당긴 바 있다.


이와 중에 서울과 제주에 신규 면세점 특허가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이 계속해서 제기 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다음달 중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원회를 열어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신규 특허 발급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새로운 경쟁자의 시장 참여를 제한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과 과당 경쟁으로 중소면세점 등이 공멸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15년 서울 시내면세점 수가 6개에서 지난해 13개로 3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며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상태에서 정부가 무분별한 특허 남발로 세계 1위인 한국 면세시장에 출혈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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