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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전 회장 퇴진의 다섯가지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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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역설적으로 보면 국내 재계에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만큼 운이 좋았던 경영인도 없었다고 본다. 은행과 정부 돈으로 17년간 총수 자리를 지켰으니, 그나마 장수했다고 볼 수 있죠"


재계 고위 관계자는 최근 총수 자리에서 내려온 박 전 회장에 대한 이렇게 평가했다. 언중유골(言中有骨)이다. 얼핏 들으면 칭찬 같지만 잘 생각해 보면 비판적인 뜻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박 전 회장이 은행과 정부 지원으로 17년간 총수 자리를 유지했다는 말의 내면에는 은행과 정부 돈으로 호가호위(狐假虎威)를 누렸다는 비아냥이 숨겨져 있다.

박 전 회장의 퇴진이 우리 재계에 던지는 메시지는 강하다. 단순히 재벌 총수 한명이 물러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닌 탓이다. 능력없는 경영인이 회사를 잘못 경영할 경우 조직원과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실제 2002년 박 전 회장은 둘째 형인 고 박정구 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 회장직에 오른 후 17년 재임 기간 동안 날린 계열사만 금호생명, 금호렌트카, 대우건설, 대한통운 등 30여개에 달한다. 연이은 판단 미스로 그룹을 어려움에 몰아넣었다. 2002년 15개 계열사를 보유한 재계 14위에서 17년이 지난 지금, 금호아시아나는 재계 25위로 내려갔다.


핵심 계열사로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아시아나항공도 풍전등화(風前燈火) 신세에 놓여있다. 주 채권단인 KDB산업은행 측이 그룹을 살리는 조건으로 박 전 회장 일가 퇴진과 함께 아시아나항공 매각 카드를 내세웠다.

이제 아시아나항공은 금호 품을 떠나 다른 기업으로 넘어가게 된다. 정해진 곳은 없다. 인수합병(M&A)전도 어떻게 전개될지 알수 없다. 다른 기업이 인수한다고 해도 정상화 까지 얼마나 걸릴지, 성공할지 장담할 수 없다.


재계에서는 박 전 회장의 퇴진을 그냥 남의 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다. 타산지석(他山之石)의 교훈을 삼아 절대 같은 길을 걸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무리한 차입 경영은 제일 먼저 버려야 할 카드로 지적한다. 무리한 차입경영에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가 흔들렸다. 경영권에 대한 과도한 욕심도 버려야한다는 것이다. 분골쇄신(粉骨碎身)해도 모자랄 판에 경영권에 대한 욕심만 부리다가 아시아나항공이 현재 이 지경에 처했다.


이제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사라진다. 그룹의 모태였던 금호고속 위주의 중견기업으로 전락한다. 3, 4세 경영인들이 박 전 회장의 퇴진이 주는 교훈을 그냥 흘려 보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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