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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금융시장 '패닉'…리라화 지키려다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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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외 오버나이트 스와프금리 1200%로 폭등, 이틀새 10배
무리한 통화 방어…리라화 급락세에 외국은행에 대출금지 지시
국채금리 급등·주식시장은 폭락…브라질 등 신흥국 타격 우려

터키 금융시장 '패닉'…리라화 지키려다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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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터키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오는 3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터키 정치권이 무리하게 통화 방어에 나서면서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고 있다. 터키발 충격으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대표적인 신흥국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터키 리라화의 역외 오버나이트 스와프금리는 하루만에 1200%까지 치솟았다. 지난주 말 22.6% 수준에서 폭등한 것으로, 이틀 사이 10배 뛰어올랐다. 터키에서 역외 오버나이트 스와프금리가 이 정도로 오른 것은 2001년 325% 이후 처음이다. 스와프금리는 해외 통화로 터키 리라화를 빌리는 데 적용되는 금리다.

터키 정부가 국내 은행들에게 해외 은행에 대한 리라화 대출을 금지한게 발단이 됐다. 최근 리라화가 연일 급락세를 보이자 터키 정부는 환율 방어에 나섰다. 의도적으로 리라화 가격을 올리기 위해 시장에 개입했고, 급기야 해외 투기꾼들의 매도 베팅을 차단하기 위해 은행들에게 해외 은행에 대한 리라화 대출을 금지했다.


지난 22일 리라화 가치가 5% 급락한 후 터키 은행감독청(BRSA)은 JP모건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을 대상으로 '주가조작과 고의적 오도' 혐의로 조사에 착수했다. 정부의 조치가 단기적으로 먹히며 리라화는 연이어 급등했다가 다시 하락했다. 익명을 요구한 런던의 한 애널리스트는 "터키 중앙은행이 '외국인에게는 1리라도 빌려주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시스템 매수세가 들어온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의 채권과 자본시장에도 해외 투자자들의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 이날 터키 10년물 국채 금리는 7.63%에 거래됐다. 지난주 초 7% 대비 60bp(1bp=0.01%포인트) 이상 급등한 것이다. 터키 채권의 디폴트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한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는 지난주 352bp에서 453bp로 급등했다. 주식시장도 폭락했다. 벤치마크 보르사 이스탄불 100 지수는 2016년 이후 최대 일일 하락폭인 5.7%를 기록했다.

유럽 최대 자산매니지먼트 회사인 아문디의 에스터 로 수석 투자담당자는 "터키 정부의 조치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고, 채권시장에도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리라화의 급등락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터키 경제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 최근 터키는 가파른 인플레이션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25.2%로 고점을 찍은 후 2월 기준 19.7%로 두 자릿대를 이어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터키 정부의 조치가 오히려 외국인 투자자들을 떠나게 만든다"며 "최근 터키와 미국과의 관계가 좋지 않은 것도 부정적인 요소"라고 언급했다. 최근 터키는 러시아로부터 신형 미사일방어시스템 S-400을 사오기로 계약했다. 미국과 터키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터키에게 제재를 가할 것인지 투자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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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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