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시민단체 "이 처장의 공정성 의심...물러나야"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지난 8일 부임한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이 제약사 사외이사 활동으로 중립성 논란을 빚고 있다. 이 처장이 사외이사로 몸담았던 제약사들이 새로운 사외이사 선임에 나선 가운데 이 처장의 과거 행보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유유제약은 28일 오전 충북 제천시 유유제약 회의실에서 제79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안형문 상지원대안회계법인 회계사, 강승안 전 유유 사장, 전창기 전 유유제약 감사를 사외이사에 재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기존 사외이사였던 이의경 식약처 처장이 이달 초 퇴임하면서 유유제약의 사외이사는 4명에서 3명으로 줄었다.
이의경 식약처 처장은 2014년부터 유유제약에서 사외이사직을 맡아왔다. 당시 성균관대 약대 교수와 한국보건의료기술평가학회 회장직 맡고 있었던 이 처장은 이후 2016년, 2018년 사외이사에 재선임되면서 5년 가까이 유유제약의 사외이사직을 유지해왔다. 유유제약 '오너 3세'인 유원상 부사장은 성대 약대 대학원에 재학중이었는데, 당시 교수가 이 처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주총을 앞두고 있는 JW중외제약도 사외이사직을 맡아오던 이 처장이 중도 퇴임함에 따라 한정환 성균관대 약대 교수와 전비호 성균관대 국가전략대학원 특임교수를 사외이사에 선임할 예정이다. 이 처장은 2016년 3월부터 사외이사직을 맡아왔으며 임기만료가 올해 3월 29일까지로 남아 있지만 식약처 처장 부임과 함께 지난 8일 사외이사에서 물러났다.
국회 및 시민단체에서는 이 처장의 제약사 사외이사 경력 등을 감안할 때 식약처장 업무를 수행하기에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제약사의 사외이사 경력과 제약업계에서 발주한 연구용역을 여러 건 수행한 이력 등은 이해관계 충돌 우려가 있다며 이 처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경실련측은 "이 처장이 식약처 본연 업무인 의약품의 안전관리에 공정한 업무수행을 할 수 있을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13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약처 업무보고에서도 이 처장의 경력이 논란이 됐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은 "제약사를 관리감독하고 행정처분을 내리는 감독기관인 식약처장 업무에 공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 의원은 "이 처장이 성균관대 약대 교수로 재직한 최근 3년 간 수주한 55건의 연구용역 가운데 43건(35억원 규모)이 제약사에서 발주한 과제"라며 "많은 제약사로부터 용역을 받았던 이 처장이 중립적으로 많은 인허가와 이권관계를 공정히 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이 처장은 "식약처장이 되면서부터는 과거 연구용역과 무관하게 공공성·도덕성을 염두하고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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