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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초혁신시대 ③-2]규제와 기술 엇박자에 '휘청'

최종수정 2019.03.28 13:34 기사입력 2019.03.2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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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은 규제 수두룩…33%룰 소비자 선택 가로막아

[5G 초혁신시대 ③-2]규제와 기술 엇박자에 '휘청'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5G원년이면 뭐합니까. 규제가 갈라파고스인데..."

"이러다 망은 우리가 깔고 돈은 해외에서 다 쓸어가겠습니다."


5G상용화를 앞두고 정보통신기업(ICT)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얽히고설킨 칸막이 규제, 까다로운 진입장벽, 사전ㆍ사후 이중규제가 ICT기업의 혁신분위기를 질식시키고 있어서다. 문재인정부가 규제샌드박스에 이어 규제입증책임제까지 내놓는 등 규제빗장 허물기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과 괴리가 크다. 규제샌드박스는 창업기업과 신산업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규제입증책임제도 역시 정부 차원의 탑다운 방식이라 시차가 있어서다.


◆해묵은 규제가 혁신 저해 = 구체적으로 1996년 도입된 요금인가제는 통신사의 요금담합을 사실상 방조하고 있고, 2000년 만든 통합방송법은 넷플릭스ㆍ유튜브 등 변화된 방송체계를 포섭하지 못하고 있다. 2011년 시작된 개인정보보호법은 빅데이터를 통한 산업창출을 가로막고 있다. 많게는 20년이나 소요된 낡고 해묵은 규제들이 존속하면서 혁신의 길에서도 멀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첨단 5G 인프라 구축의 열매를 따먹기 위해서는 산업적 측면에서 규제혁파가 반드시 뒷따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융합'을 전제로 하는 5G 기술에 있어서 규제의 틀이 디테일하게 정비되지 않으면, 신산업의 싹은 사실상 틔울수 없기 때문이다. 고문기 KDB산업은행 산업기술리서치센터 연구원은 "5G는 4G 시대에 비해 다양한 산업이 접목되기 때문에 그에 맞게 규제 체계를 손질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접근과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5G상용화를 앞두고 해묵은 규제로 손꼽히는 것은 ▲요금인가제, ▲합산규제, ▲통합방송법, ▲빅데이터3법, ▲원격 의료 금지, ▲인터넷전문은행 진입규제 등이다. 도입 23년째를 맞는 요금인가제는 SK텔레콤에 적용되는 대표적인 비대칭적 사전 가격 규제로 여러차례 폐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입법화로 이어지진 못하고 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제학적으로도 소매요금제에 사실상 정책요금을 부여하는 것은 맞지 않고 해외전례도 없는 일"이라며 "이런 규제는 폐지해나가되 규제해소로 인해 보완해야 할부분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33%룰'로 불리는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도 마찬가지다. 합산규제란 한 사업자(계열사 포함)가 유료방송시장 전체 가입자 중 3분의1(33%) 이상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한 방송법상 규정인데 이 역시 KT를 타깃으로 한 비대칭적 사전규제이자 점유율 규제이다. 박민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어떤 사업자가 좋은 품질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해 소비자들이 이를 구매하려고 하더라도 점유율 상한이 막혀있으면 일부 소비자는 구매할 수 없게 된다"면서 "해외에도 전례가 없는 이러한 사전규제는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 기득권 지키기 폐해 고쳐야 = 다양한 산업에 접목될 수 있는 빅데이터 분야는 엄격한 개인정보보호법에 발목이 잡혀 있다. 한국은 성명ㆍ주민등록번호ㆍ영상뿐만 아니라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해 알아볼 수 있는 정보까지 개인정보로 규정해 식별정보로 간주하고 빅데이터로 활용할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빅데이터3법은 입법화되지 못하고 있다. 규제가 5G상용화로 급격히 발전할 '데이터 혁명'을 가로막고 있는 셈이다. ICT와 금융의 융합으로 탄생한 인터넷전문은행도 마찬가지다. 공정위 담합 제재라는 발목에 잡혀 당초 의도했던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증자로까지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ICT업계 관계자는 "빅데이터는 물론이고 인터넷은행까지 까다로운 규제적용을 받는 국내 기업만 규제 족쇄에 막혀 사업을 못하고, 텐센트ㆍ바이두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수혜를 더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규제가 기득권을 지키는 데 활용되는 것도 문제다. 카풀 사태로 대표되는 '승차공유' 반대가 대표적이다. 우버(미국), 디디추싱(중국), 그랩(동남아)이 수십 조원의 투자를 끌어모으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국내의 경우 택시업계의 반대로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의사협회의 반발로 5G 상용화의 핵심 적용 기술이 될 원격진료가 탄력을 받지 못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현경 서울과기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IT의 혁신적 속성은 전통적 영역과 접목, 융합돼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특성이 있으나 이는 기존의 이익집단, 즉 기득권과 갈등관계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면서 "규제는 공익, 즉 국익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지 기득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규제입법에 대한 견제체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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