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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아파트 매매 중개 포기했다"… 팔 자 vs 살 자 '백기' 누가 드나?

최종수정 2019.03.22 16:15 기사입력 2019.03.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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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가 끊긴 서울 강남권 대규모 아파트 단지 앞 중개업소 전경. 정부의 계속되는 규제와 공시가격 인상 등의 변수로 거래시장 침체는 장기화된 상황이다. / 사진 = 이춘희 수습기자

거래가 끊긴 서울 강남권 대규모 아파트 단지 앞 중개업소 전경. 정부의 계속되는 규제와 공시가격 인상 등의 변수로 거래시장 침체는 장기화된 상황이다. / 사진 = 이춘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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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춘희 수습기자] "손님이 없어 가격도 까먹었다. 이제는 광고도 안한다. 팔려는 사람, 사려는 사람간 힘겨루기에서 누가 백기를 드느냐에 따라 집값 흐름이 결정될 것"(강남 일대 A공인 대표)


서울 부동산 시장의 거래절벽이 장기화되고 있다. 전방위 규제에 대한 정부 입장이 확고한 상황에서 공동주택 공시가격까지 오르며 매매시장 관망세는 더욱 짙어졌다. 한 두 달간 거래침체가 이어질 전망으로 하반기에는 매수자와 매도자 중 백기를 드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21일 오후 서울 강남북 일대에서 만난 공인중개업자들은 "어정쩡한 공시가격 인상이 거래절벽을 부추기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지난 14일 정부의 공동주택 공시가격 조정으로 서울 평균(14.17%)보다 높은 17.35%가 오른 마포 일대의 경우 문의조차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강북 아파트값 상승을 견인한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손님이 많아서 시세를 외웠는데 지금은 컴퓨터를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요새는 광고도 하지 않는다"며 "급매물은 간혹 나오지만 매수자들이 더 싼 가격으로 거래하기를 원하는 상황으로 이에 실망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두면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근 B공인 대표는 "어정쩡한 공시가격 상승이 거래절벽을 부추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공시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계속 오르는 것을 보아온 집주인들이 급매를 내놓지는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9월 15억원(22층)에 거래된 전용 84㎡가 최근 11억원(23층) 실거래된 것에 대해서는 "다주택자인 집주인이 상황을 잘 아는 세입자에게 처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예외적인 경우라고 일축했다. 특히 올해 공시가격은 84.89㎡ 기준 8억48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25.82% 오를 것으로 예고됐지만 1주택자의 경우 여전히 종합부동산세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매물 감소에 한몫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등록된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거래건수는 올해 들어 급감했다. 지난해 월평균 12.7건(총 152건)이었던 거래량은 올들어 1월 1건, 2월 1건으로 줄었다. A공인 관계자는 "매매 절벽이어도 전월세 거래량이 많으니 괜찮다고 하는데 전혀 아니다"라며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서 울며 겨자먹기로 기존 세입자를 붙잡고 보증금도 더 낮춰서 재계약해주고 있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강남권 역시 분위기는 비슷하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132㎡의 올해 공시가격이 19억9200만원으로 지난해(16억원)보다 24.5% 오르는 등 큰 인상률을 보였지만 거래절벽은 여전하다는 게 일대 중개업소의 공통된 설명이다.


서초구 C공인 관계자는 "세금이 오르니 다들 많이 올랐다고 목소리를 내지만 실제로 급매가 연결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급매물을 내놓을 사람들은 대부분 지난해에 이미 내놓은 분위기"라며 "간혹 오는 매수 문의도 '던지는 수준'의 급매만 바란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거래 중개는 포기한 상황"이라는 곳도 적지 않다. 서초구 D공인 관계자도 "시세에서 최대 2억원 정도 조정해줄 수 있다고 광고해도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는다"며 "집값이 떨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연락은 많이 오지만 대부분 낙폭에 실망한다"고 전했다. 더 떨어지기만 바라는 매수 심리와 제값을 주고 팔아야 한다는 매도 심리가 치열하게 눈치싸움을 벌이는 상황이 장기화된 결과다.


실제 반포자이의 거래량은 지난해 월평균 8.4건(총 101건)에서 올해 1월 1건, 2월 2건, 3월 1건으로 급감했다. 84㎡ 기준 지난달 23억1000만원(4층)으로 형성된 시세가 호가 기준 1억원 가량 하락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매수자들은 만족하지 못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최근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집값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송파구 일대 공인중개업소에는 활력이 도는 모양새다. '급매', '급급매', '특급매', '초급매' 등의 시세판을 눈여겨보던 손님이 직접 들어가 상담을 받거나 집을 보러 가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송파구 E공인 관계자는 "9·13 대책 이후 주춤했던 매입 움직임이 2월부터 되살아나고 있다"며 "급매들이 빠르게 소화되면서 가격도 점차 회복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실거래 등록이 안 됐을 뿐 이번 달에만 84㎡ 3건, 59㎡ 4건이 거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거래권에 속했지만 다른 분위기도 감지된다. 인근 F공인 대표는 "(최근 거래된 것은) 공시가격 발표 이전 이야기"라며 선을 그었다. 시장이 활성화된 건 사실이지만 공시가격 발표 이후 실제 거래는 주춤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정부가 많지도 적지도 않게 공시가격을 올리면서 매도자와 매수자간 기싸움을 붙였다"며 "공시가격이 예상권내에 오른데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올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거래절벽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송파구 일대 중개업소에는 최근 '급매', '급급매', '특급매', '초급매' 등의 이름으로 호가가 조정된 물건이 등장하고 있다. / 사진 = 이춘희 수습기자

서울 송파구 일대 중개업소에는 최근 '급매', '급급매', '특급매', '초급매' 등의 이름으로 호가가 조정된 물건이 등장하고 있다. / 사진 = 이춘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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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희 수습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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