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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속 치킨집은 없다"…자영업종 '실업급여·빚' 최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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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쏠린 '도소매·음식숙박업' 관련 한은 통계

"직원은 월급 줄고, 실업자 신세… 사장은 빚으로 버텨"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영세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2일 서울 종각역 인근 먹자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영세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2일 서울 종각역 인근 먹자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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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영화 '극한직업' 속 주인공 형사들은 범인을 잡으려 우연히 개발한 메뉴인 '수원왕갈비통닭'으로 대박을 냈다. 그러나 현실 속 치킨집 사장님들에겐 이런 이야기는 시나리오 일 뿐이다. '기승전 치킨집'. 어느 직장을 다니던 결국은 은퇴 후 치킨집 사장 밖에 할일이 없다는 우스갯소리다. 운영비가 버거워 빚을 내고 직원들을 내보내야하는 생계형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반영하는 말이기도 하다.


국내 자영업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도소매와 음식숙박업이다. 통계청 기준으로 2017년 기준 전체 국내 자영업자는 568만명이다. 진입장벽이 낮은 이들 업종에 종사하는 비중은 지난해 10월 기준 전체 자영업자의 31.9%에 이른다. 경기 불황과 최저임금 인상까지 겹치자 도소매 ·음식숙박업 종사자의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는 점점 악화되고 있다.

◆ 쪼개기 알바 늘며 시간당 임금은 떨어져


7일 한국은행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도소매 ·음식숙박업 종사자들의 임금은 지난해 오히려 뒷걸음질 쳤고, 실업급여 인원 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들 업종 관련자들의 대출금도 역대 최대치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시간당 최저임금은 7530원으로 전년 대비 16.3% 올랐다. 그러나 시간당 명목임금지수는 지난해 1분기에만 반짝 오르고 2분기엔 오히려 떨어졌다. 명목임금은 상용근로자 5인이상 사업체의 직원 1인당 월평균 임금을 뜻한다. 1분기 명목임금지수(2015년=100기준)는 숙박음식업이 126.8, 도소매가 125.4였다. 그러다 2분기에는 각각 116.3, 110.6으로 하락졌다. 3분기엔 119.9, 121.47로 반등했지만, 1분기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영세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2일 서울 종각역 인근 먹자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영세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2일 서울 종각역 인근 먹자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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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은 올랐지만 오히려 임금 지수가 떨어진 원인은 '쪼개기 알바'나 '편법 근로시간 증가'에 있다는 분석이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는 "임금 부담이 늘면서 주휴수당이라도 주지 않으려고 1인당 근무시간을 줄이는 '쪼개기 알바' 비중을 늘리고 있다"며 "이럴 경우 직원들의 평균 임금도 줄어들게 된다"고 했다. 이어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근무 중간에 '대기시간이나 준비시간' 같은 모호한 시간을 끼워 넣어 오히려 시간당 임금을 줄인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업급여 1월 최대치…대출은 200조원 넘어


도소매 ·음식숙박업 실업급여 수급실적도 올해 1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도소매업 실업급여 수급 인원수는 5만460명, 숙박음식업은 2만7403명에 달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숙박음식업은 15.9%, 도소매업은 14.7%씩 올랐다.


도소매 ·음식숙박업 대출금도 지난해 말 기준 200조1725억원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 4분기 '도·소매, 숙박·음식점업'의 대출금은 전년 동기 대비 10.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증가율은 2009년 1분기 11.1% 이후 최고치였다. 한은 관계자는 "도소매 숙박음식점 관련 신설법인수가 2만5000개에 달해 대출 수요가 많았을 것"이라고 했다. 경기 악화로 매출이 떨어지고, 임대료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가 늘어나자 사업자 대출을 받아 운영비를 댄 것으로 분석된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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