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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청년주거와 공유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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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에게 미래가 없다는 말이 많다. 10%대를 상회하는 높은 청년 실업률과 오포세대라는 단어가 청년의 단면을 그대로 드러내주고 있다.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그리고 내 집 마련까지 포기하고 있다. 내 집 마련을 포기해야 하는 청년세대는 비혼과 만혼으로 이어지고 있다. 결국 저출산과 고령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국가의 미래는 청년에게 달려있다. 청년들이 겪고 있는 주거 문제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 보자.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전체 가구는 1911만가구다. 이 중에서 청년가구는 276만가구다. 1995년에 333만가구와 비교해보면 약 63만가구가 줄어들었다. 1995년에 청년가구는 전체 가구의 25.7%였지만 2015년에는 14.5%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에 청년가구 중에서 결혼을 하지 않은 미혼가구 비중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청년가구 중에서 미혼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5년에 19.5%였다. 10가구 중에서 2가구 정도 결혼하지 않고 나머지 8가구는 결혼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2005년 들어 미혼가구는 51.4%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오히려 기혼 청년가구 비중은 1995년 63.6%에서 2005년 30.8%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청년들이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집이다.

청년세대가 내 집 마련을 포기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평생직장의 고용개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안정된 직장이 있고 이를 기반으로 비교적 쉽게 융자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높은 실업률로 취업이 어려워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고용불안이 심화되면서 융자계획을 수립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있다.


청년세대의 주거소비단위가 커진 것과 달라진 생활문화 수준도 원인이다. 과거에 청년세대는 단칸방에서 시작하는 것이 보편적이었으나 오늘날에는 아파트나 오피스텔 원룸과 같이 주거서비스가 양호한 주거공간을 선호한다. 셋집에 살더라도 자동차는 가지고 있어야 하는 문화적 차이로 주차장이 잘 구비된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선호한다. 이러한 주거공간은 높은 주거비로 청년세대가 지불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청년가구의 주거소비 상황이 나빠지는 이유는 최근 청년실업률 증가와 소득증가의 정체, 월세화 진행에 따른 주거비 부담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문제는 장기적으로 청년가구의 주택자금 마련을 어렵게 하여 혼인 시기가 늦어져 기혼 청년가구가 감소하는 사회 문제로 재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청년가구에 대한 주거지원 정책은 청년가구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시켜줄 수 있는 정책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다.

정부는 행복주택, 사회임대주택, 역세권 2030 등의 다양한 공적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세대가 지불할 수 있는 주거비 수준의 청년주택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돼야 한다. 그러나 정부가 모든 청년주택을 공급할 수는 없다. 공적 프로그램으로 채워지지 않는 빈틈은 민간의 역량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최근 공유주택 공급이 늘어나고 있다. 공유주택은 도시화와 가구분화로 인한 소외 현상이 심화되고 커뮤니티에 대한 요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등장했다. 특히 여성의 사회참여 증가로 가정 내 육아 요구가 커지면서 공유주택의 필요성이 중요해졌다. 또 1인가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불필요한 주거공간에 대한 공유를 통해 주거 관련 비용을 절감하고자 하는 욕구가 높아지면서 공유주택이 나타났다. 공유주택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주거비 외에도 함께 거주하고 공동으로 사용함으로써 사회적 상호작용을 증대시킨다는 데 있다.


앞으로 공유주택의 형태는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집의 일부 공간을 공유하는 것에서 나아가 업무, 주거, 판매상점, 문화적 공간이 한 건물에 집적돼 공유되는 복합건물의 등장도 가능해질 수 있다. 이러한 접근과 시도는 청년들의 새로운 주거 대안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청년세대의 주거 선호와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주거모델에 좀 더 정책역량을 집중해 보자.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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