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미국 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옛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의 의회 공개증언을 앞두고 "거짓말쟁이의 말을 믿는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6일(현지시간) 사라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코언과 같이 유죄 판결을 받은 거짓말쟁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면서 "그가 거짓말을 퍼뜨릴 또 다른 기회를 준 것을 보고 있는 게 한심할 뿐"이라고 말했다.
코언은 27일 하원 감독개혁위원회, 28일에는 하원 정보위원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범죄 혐의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그가 의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작년 의회 위증 논란 이후 처음이다.
코언은 이날 상원 정보위원회의 비공개 청문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관련 내용을 명확히하고 진실을 말할 기회가 주어져 매우 감사하다"며 "누가 진실을 얘기하는지 국민이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다수 언론들은 코언이 남은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범죄 혐의를 입증할 만한 충분한 자료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 NBC는 "코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금융 거래 명세 자료를 제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코언은 10년 넘게 트럼프 대통령이 운영하는 트럼프그룹에서 법률 자문을 맡아왔으나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 트럼프그룹 거래 문제 등이 수사선상에 오르자 혐의를 인정하고 플리바겐 합의를 통해 수사에 협조해왔다. 재판부는 그가 수사에 협조한 점 등을 고려해 양형기준인 징역 4∼5년보다는 낮은 형을 적용했다.
한편,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을 조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은 이번주 중 최종 조사 보고서를 법무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최종 조사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의혹 등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탄핵으로 직결될 수 있어 워싱턴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러시아 스캔들 최종 조사 보고서 발표와 북·미 정상회담 시기가 공교롭게 겹치면서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최종 조사 보고서 공개 시점이 북·미 정상회담으로 늦춰지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핵 담판 치적을 여론 장악력을 높이는 카드로 활용하는 등의 변수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으로 떠나기 전인 지난 22일 기자들과 만나 "공모는 없었다. 방해도 없었다. 아무것도 없었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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