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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라오스댐, 구호품까지 뚝…무너진 이재민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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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7개월에도 보상 협상 안돼
月 1만4450원·쌀 20kg 지원이 전부…생필품조차 부족한 열악한 상황

지난해 7월29일 신성순 주라오스 대사가 세피안ㆍ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보조댐 붕괴 사고가 발생한 아타파주를 방문, 구호품을 전달했다. 사진=주라오스대사관

지난해 7월29일 신성순 주라오스 대사가 세피안ㆍ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보조댐 붕괴 사고가 발생한 아타파주를 방문, 구호품을 전달했다. 사진=주라오스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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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프놈펜 안길현 객원기자] "조금씩 나오던 구호품도 끊기면서 부족한 보조금과 찬거리조차 없는 쌀만으로 살아가기 힘들다."


지난해 7월 라오스 세피안ㆍ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보조댐 붕괴사고가 발생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4500여명에 달하는 이재민들은 기본적인 생필품조차 부족한 열악한 상황에 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의 더스트레이츠타임스는 댐 붕괴 사고 후 이재민들의 삶을 조명하며 "사고 발생 직후 몇 개월은 그런대로 풍족했지만, 언론의 관심에서 거의 잊힌 지금은 구호품마저 말라버렸다"고 보도했다.

이 사고는 지난해 7월23일 라오스 남동부 아티프주에 건립 중이던 수력발전소 보조댐 5개 중 하나가 완공을 앞둔 시점에 갑자기 붕괴되면서 일어난 것이다. 댐 붕괴로 약 50억㎥의 물이 댐 아래 6개 마을에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300명 가까운 주민들이 사망 또는 실종되고 60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의 SK건설과 서부발전 컨소시엄이 시공과 운영을 맡는 민관협력사업(PPP)으로 추진했다.


매체는 아타프주 사남사에군의 한 농촌 마을에 있는 친척집에 놀러갔던 13살 소년 창 시타논이 사고로 완전히 바뀐 삶을 소개했다. 갑자기 쏟아진 물폭탄에 사촌형과 삼촌 가족을 잃은 창은 7개월이 지난 현재 다른 이재민 수백 세대와 함께 5개의 임시거처에서 텐트생활을 하고 있다. 이재민들이 현재 라오스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은 1인당 월 10만낍(약 1만4450원)의 보조금과 쌀 20㎏이 전부다. 현지인 자원봉사자인 카톡욱 싱소웅봉씨는 "외부에서 들어오던 구호품이 거의 끊기면서 식품과 조미료, 요리기구, 신생아 용품 등이 크게 부족하다"고 전했다.


라오스 세피안ㆍ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보조댐 붕괴 사고 이재민 캠프의 모습을 전한 더스트레이츠타임스의 화면 캡처.

라오스 세피안ㆍ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보조댐 붕괴 사고 이재민 캠프의 모습을 전한 더스트레이츠타임스의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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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도 이재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무더운 날씨 탓에 한낮에는 천막 내부에서 지내는 것이 불가능해 나무로 얼기설기 엮어 만든 움막에서 지내는 가족들도 많다. 현재 아타프주의 기온은 낮에는 40도까지 올라갔다가 밤에는 22도까지 떨어지는 등 일교차가 18도에 이르고 있다. 이재민 거처에서 살고 있는 비엥 시안퐁그사이씨는 구호품이 끊기면서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늦어지고 있는 보상 협상도 집과 농지를 잃어버린 이재민들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특히 사고가 난 아타프주는 물론 하류에 위치한 캄보디아까지 합쳐 5만5000㏊가 침수피해를 입은 상태여서 보상액은 천문학적인 금액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보상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SK건설과 서부발전은 사고 발생 6개월여 만인 지난달 말 49명의 사망자와 22명의 실종자 가족에게 각각 1만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하지만 현지 주민들은 유가족들이 보상금 책정에서 배제된 데다 연령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보상금이 책정된 것은 잘못이라는 입장이다.




프놈펜 안길현 객원기자 khah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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