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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자동차는 플라스틱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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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중인 BMW i8. 43%의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CFRP)'로 만들어졌습니다. [사진=bm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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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단단한 강철 덩어리처럼 보이는 자동차는 핵심 부품 몇몇을 제외한 대부분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집니다. 좌석시트나 카펫 등 내장재 뿐 아니라 외장재도 철강 대신 복합 플라스틱 소재를 주로 사용합니다.


철강 대신 복합 플라스틱 소재인 섬유 강화 플라스틱, 섬유 강화 복합재료 등을 사용해 자동차를 경량화합니다. 차량이 가벼워야 연료 사용이 줄고, 연료 사용이 적어야 공해물질 배출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특히 요즘 자동차 제조사들은 사다리꼴 프레임 위에 엔진과 변속기, 탄이어를 얹고 그 위에 차체를 올리는 '프레임바디'보다 차체와 바디가 하나로 된 '모노코크바디' 제작을 선호합니다. 모노코크바디로 제작하면, 제조라인이 줄어 비용을 낮출 수 있는데다 경량화로 연비도 우수해지기 때문입니다.


모노코크바디를 만들 때 선호하는 소재 중 하나가 '섬유강화 플라스틱'입니다. 섬유 강화 플라스틱은 플라스틱을 유리섬유나 탄소섬유, 아라미드섬유 등으로 강화한 복합재료인데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Glass Fiber Reinforced Plastics, GFRP)'과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s, CFRP)' 등이 대표적입니다.

BMW i3 차체. 성인 2명이 들 수 있을만큼 가볍습니다. [사진=bmw.com]

BMW i3 차체. 성인 2명이 들 수 있을만큼 가볍습니다. [사진=bm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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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GFRP)은 불포화 폴리에스터에 유리섬유를 보강한 플라스틱입니다. 철보다는 강하고 알루미늄보다 가볍습니다. 단단하지만 가벼워 외부충격에 강하고, 녹슬지 않고 열에 변형되지 않지만 가공하기는 쉽습니다. 다만, 고온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GFRP는 건축자재, 보트, 스키용품이나 헬멧, 자동차와 항공기 부품 등에 사용됩니다.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은 플라스틱에 탄소섬유를 첨가해 강도와 탄성을 높인 소재입니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밀도가 낮고, 인장강도는 높습니다. 무게가 가볍고 열팽창률은 낮아 자동차와 항공우주산업, 건축 및 각종 스포츠 용품의 경량화 소재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CFRP의 무게는 강철의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철의 10배에 달합니다.

자동차의 바디는 물론, 후드, 도어, 트렁크리드, 루프 등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부가티, 람보르기니우라칸, 파가니존다, BMW i8 등 유명 슈퍼카의 차체로 사용됐고, 내장재와 시트 등에도 많이 사용됩니다.


CFRP를 잘 활용하는 자동차 회사가 BMW입니다. BMW는 자체 개발한 CFRP로 바디와 내장재로 사용합니다. 전기차인 BMW i3의 경우 1대당 약 150㎏의 CFRP를 사용하는데 차체를 성인 2명이 들어 올릴만큼 가볍습니다. 하이브리드 스포츠카인 BMW i8의 경우 소재의 43%가 CFRP로 구성돼 있는데 강철 8%, 알루미늄 20%보다 CFRP가 2배 이상 많이 사용되는 것입니다.


CFRP는 장점이 많은 만큼 제조단가가 높습니다. 또 구조용 접착제나 기계적 접합만 가능하고, 사용 중 손상될 경우 리페어기술이 없어 소재의 특성에 따른 설계기술과 접착제 응용기술이 없으면 사용할 수 없는 소재라고 합니다. 소재가 훌륭하지만 전세계적으로 고부가가치 차량이나 컨셉트카에 한정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이 때문에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은 CFRP를 사용하고 싶어도 기술이 부족해서 사용할 수 없는 실정이지요.

BMW i8의 초경량 CFRP로 만든 라이프 모듈(위). [사진=bmw.com]

BMW i8의 초경량 CFRP로 만든 라이프 모듈(위). [사진=bm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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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RP 등 복합 플라스틱 소재가 자동차 무게를 줄여 연비 효율성을 높인다면,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플라스틱 섬유로 재가공돼 자동차의 좌석 시트나 도어 트림, 바닥 카페트 등으로 변신합니다.


볼보자동차는 지난해 6월 오는 2025년부터 볼보 차량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중 최소 25%는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XC6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이미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랜드로버는 1대의 차량마다 16㎏의 재활용 플라스틱과 21㎏의 재생 가능 소재 및 천연 소재를 사용해 친환경 자동차를 만들고 있습니다. 재활용 소재 사용으로 생산 과정의 에너지 사용을 60% 줄이고 탄소 발생을 54% 줄이는 효과를 거둔다는 것이 랜드로버의 주장입니다.


포드는 2012년형 전기자동차 좌석 시트를 폐산업용 섬유와 폐플라스틱 용기 등 재활용 소재를 혼합해 만들었는데 연간 220만개의 페트병이 재활용된다고 합니다. 2013년형 올 뉴 퓨전의 시트는 재활용 페트병을 활용해 만들었습니다. 차량 1대당 약 470㎖의 페트병 38.9개가 사용됐다고 합니다.


플라스틱으로 자동차의 연비를 높이고, 공해를 줄일 수 있으며,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다시 자동차로 만들어져 병든 지구를 구할 수 있다면 환영할 일입니다. 지구 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이 지구를 지키는 효자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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