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펀드 모범규준 1년 연장…업계 "실효성 의문"
지난해 4월27일 판문점에서 제1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인 3월 초, 회담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되자 이른바 '통일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앞서 지난해 2월 금융위원회가 소규모펀드 모범규준을 1년 연장한 상황이라 '설정액 50억원' 기준을 채우지 못한 통일펀드는 청산될 위기에 처했다가 운용사가 청산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소규모펀드를 정리해 운용 효율을 높이겠다는 당국의 정책 시행 취지와는 달리 해당 펀드에 물린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을 여지가 있다는 허점이 노출된 사례다. 해당 사진은 우측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특사단이 문 대통령 친서를 전하기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 3월 초 모습.(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금융 당국이 자산운용사에 설정액 50억원 이하 소규모펀드를 정리해 효율적으로 운용하도록 권하는 모범규준을 1년 연장하기로 했지만 자산운용업계는 실효성에 의문을 드러내고 있다.
12일 금융위원회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소규모펀드의 정리 활성화 및 소규모펀드 발생 억제를 위한 모범규준'을 지난달 5일부터 1년 뒤까지로 연장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 소규모펀드를 효율적으로 정리하고 운용사들이 새 펀드를 양산하는 것을 억제해 투자자를 보호하고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다. 금융위는 이 모범규준을 2016년 2월 이후 1년 단위로 세 차례 연장해왔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는 오는 5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전체 운용 펀드 대비 소규모펀드 비율을 5% 이내로 줄여야 한다. 운용사가 새 공모추가형 펀드 등록신청서를 당국에 제출하려면 해당 시기별로 소규모펀드 5%룰을 충족하도록 한 것이다.
다만 ▲등록 희망 공모추가형 펀드가 소규모펀드가 아니라 모펀드의 자펀드 신설 및 클래스펀드인 경우 ▲운용 중인 소규모펀드가 2개 이하인 경우 등엔 신청서를 따로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펀드 최초 설정액이 50억원 이상임을 입증한 경우엔 투자계획서 등 관련 증빙서류를 금융감독원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소규모펀드는 자산운용사 55곳의 전체 펀드 1753개 중 102개로 5.8%를 차지했다. 2017년 말 6.4%보다 소폭 하락했으며, 당국이 제시한 목표인 '5% 이내'에 한발 다가섰다. 금융위는 한 발 더 나가 모범규준을 입법화 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문제는 업계에서 소규모펀드 5%룰에 대해 크게 공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임원은 "당국의 단속과 관계없이 운용사가 먼저 청산하지 않고 아직 소규모펀드로 남긴 펀드들은 대부분 수익률이 크게 하락해서 고객이 오히려 저점으로 보고 오를 때까지 환매를 거부해서 굳이 청산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경우"라며 "50억원 미만이란 기준을 어겼다고 운용사가 소규모펀드를 청산한 뒤 다른 펀드로 편입하기를 투자자에 권유하는 상황에선 오히려 투자자들이 불편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한국은 선진국과 비슷한 움직임"…전 세계 2억320...
중소형 자산운용사의 다른 임원도 "소규모펀드 관리는 펀드 하나만 잘 운용하자는 철학을 따르는 소형사보다는 대형사에 해당하는 문제이고, 정책 도입 취지부터 애초에 소규모펀드로 쪼그라들 펀드를 양산하지 말라는 메시지인 것으로 안다"면서 "운용사 입장에서 소규모펀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신규펀드 영업 인가를 못 받을 가능성을 의식할 수밖에 없지만, 당국에서도 매달 운용사별 소규모펀드 비중 집계 결과만 제시할 뿐 경고 메시지 등을 따로 보내지 않기 때문에 개선 의지가 강해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