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자 워싱턴포스트 "트럼프 소유 골프장, 미등록 외국인 12명 해고" 보도
"공개적으로 한 말과 사적 행태 달라" 꼬집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출처=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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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vs '미등록 외국인 고용해 이윤 창출', 도대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진짜 얼굴은 무엇일까?".


최근 미국은 이민 정책을 둘러 싼 갈등 끝에 사상 최장 기간(35일) 정부 셧다운(Shut Downㆍ일시적 업무중지) 사태가 이어지면서 혼란에 빠졌다. 지난달 22일부터 계속된 셧다운 사태로 최소 60억 달러(한화 6조7260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기록했다고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26일 분석했다. 이 같은 금액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으로 의회에 요구한 57억 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가까스로 지난 25일(현지시간) 3주간 임시 정상화에 합의해 정부가 재가동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7억달러(한화 약 6조3900억원)짜리 멕시코 장벽 건설을 여전히 고집하면서 또다시 셧다운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여년간 자신이 운영하는 골프장에서 미등록 외국인(undocumented immigrants)을 대거 고용했다가 최근 셧다운 사태 와중에 해고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26일자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뉴욕주 웨스트체스터 카운티 소재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은 지난 18일 라틴 아메리카 출신 직원 12명에 대해 '미등록 외국인'임을 이유로 해고를 통보했다. 이 직원들은 주로 2005년부터 일하고 있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월간 우수 사원으로 선정돼 상금을 타는가 하면, 몇몇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로 골프장 경영을 맡은 에릭 트럼프의 주말 별장의 관리를 맡을 정도로 신뢰를 받은 사람들이었다.


이에 대해 WP는 "백악관은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번 사태는 이민에 대한 트럼프의 공개적 입장과 사적 행태 사이의 첨예한 차이를 부각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중 앞에서 트럼프는 불법 이민자들이 임금을 떨어뜨려 미국 노동자들에게 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는 국경 장벽을 요구하고 국가 비상사태 선언을 고려했다"며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에서 트럼프는 자신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동력으로 이득을 본 것으로 보인다. 미등록 외국인들은 트럼프에게 값싼 노동력을 제공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소유 사업장들이 미등록 외국인을 고용해 이득을 보고 있다고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12월6일자에서 남미 출신 미등록 외국인들이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뉴저지주 골프장에서 수년 간 일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들에 대한 인격 모독성 발언에 화가 나 이같은 사실을 폭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6년 대선 때에도 타임지가 "트럼프 대통령이 맨허튼에 지은 트럼프타워 신축 당시(1980년) 기존 건물 철거 작업에 의도적으로 미등록 외국인들을 고용했다"는 의혹을 보도했었다. 당시 트럼프 후보 측은 이를 부인했지만 고용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과거 소송 서류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처럼 한쪽에선 미등록 외국인들을 고용해 이윤을 얻고, 다른 한편으론 멕시코 국경에 장벽까지 세워 불법 이민을 막자고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얼굴을 어떻게 봐야 할까? 한 마디로 '이득'을 최우선시하는 '거래꾼'의 면목을 제대로 과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멕시코 장벽 건설 등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 이민 정책은 그를 지지해 대통령의 자리에 올려 놓은 저소득 백인 블루칼라와 중동부 지역 보수적 유권자들의 구미에 정확히 호응하고 있다. 연임에 성공해 권력을 유지하려면 반드시 자신의 공약을 실천해 이들의 지지를 또 다시 획득해야 한다는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은 잘 알고 있다. 한편 타고난 장삿꾼인 그에겐 '도덕적 잣대' 보다도 이윤이 가장 우선이다. 그러기에 2016년 대선 당시 자신의 사업장에서 미등록 외국인을 더 이상 고용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은 중요하지 않다. 게다가 이윤이 있는 곳이라면, 타인의 시선이나 비판, 도덕적 평편 등은 아랑곳하지 않는 게 그동안 그가 보여 준 삶의 방식이었다.


그렇다고 그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쓴 '거래의 기술'은 뉴욕타임스 선정 베스트 셀러가 될 정도로 협상에 천재적인 전략가다. 손꼽히는 명문대인 펜실베니아주립대 경영대학원(와튼스쿨)을 입학한 후 부동산 회사를 물려받아 전세계에 11개 호텔, 16개 골프장·리조트를 소유한 거부가 된 배경에는 명석한 두뇌와 상대방을 농락하는 협상 기술이 있었다. 하나를 내주면 반드시 두 개 또는 더 이상을 얻어내는 게 그의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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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협상 등 그와 엄청난 국익이 달린 거래를 앞둔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외교관들이 그만큼 철저히 대비하고 전략적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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