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그림자금융 칼 뺐다…RP, MMF 건전성 규제 강화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정부는 그동안 '그림자 금융'으로 불렸던 비은행권 거시감독 방안을 마련했다. 비은행권발 시스템리스크 등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는 비은행금융중개 안정성을 높이고 잠재리스크를 관리하며, 거시건전성 관리체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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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들은 '비은행권 거시건전성 관리 TF 최종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비은행권 거시건전성 관리강화방안을 확정했다.
그동안 비은행권은 저금리 속에 고수익·고위험 자산 선호 경향과 은행권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리스크 수반 거래의 비은행권 쏠림 현상, 보험·연금 규모 증가 등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실제 2008년만 해도 은행권 총자산은 2023조원인데 반해 비은행권 자산은 1031조원으로 절반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의 경우 은행권 총자산은 2768조원인데 반해 비은행권 총자산은 2582조원으로 은행권과 비은행권의 자산 규모가 거의 맞먹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미 이 문제는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안정위원회(FSB)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사안이다. 비은행권 대출이 주목을 받는 것은 위험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상호 연계성 역시 커 리스크가 발생하면 순식간에 시장 전체로 충격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 등 정부 당국은 우선 환매조건부채권(RP) 시장과 채권 대차시장,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 머니마켓펀드(MMF), 자산 유동화 등 5개 중개 행위와 증권사 파생결합증권, 증권사 채무보증 대출, 보험사 환 헤지, 여신금융 전문회사 자금조달, 비은행금융회사의 부동산금융 등 5개 업종을 선별해 각각의 리스크 관리 방안을 만들기로 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RP의 경우 차입하는 기관에 대해 차입 규모의 일정 비율을 현금성 자산으로 보유하도록 했다. RP 만기가 짧을수록 그 비율을 높여 익일물 비중을 높이기 위함이다. RP 거래시 담보증권이 일률적으로 부과되던 헤어컷에 대해서도 신용위험이 클수록 최소증거금율을 차등화하도록 유도키로 했다.
일부 법인형 MMF에 대해서도 시가평가를 도입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국채와 통화안정채, 은행예금 등의 편입비율이 30% 이하면 시가평가 제도를 도입기로 했다. 기관투자자들이 시장 불안 시 서둘러 자금을 빼려 하는 펀드런 소지를 줄이기 위한 대응 방안이다.
대내외 시장여건에 비은행 금융회사가 과도한 영향을 받지 않도록 관리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파생결합증권이 변동성이 높은 기초자산으로 쏠리지 않도록 변동성가중자산비율과 같은 관리지표를 도입 운영키로 했다. 이를 통해 특정지수의 변동성 확대가 국내 금융시장에 과도하게 미칠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보험사도 외화증권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데 환헤지 만기가 짧아져 차환(roll over) 리스크에 노출되는 문제점이 있다. 이와 관련해 감독당국이 외화자산 운용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환헤지 만기가 집중되지 않도록 자본규제를 개선키로 했다.
구조적으로 시스템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거시건전성 분석협의회'를 신설, 운영키로 했다. 현재도 감독당국간 고위급 협의체가 가동되고 있지만 민간 전문가 등과의 정보교류의 틀을 만들어, 시스템리스크를 공동분석하기 위함이다. 잠재적 시스템리스크 관리를 위한 거시건전성 관리조치 제도를 도입하고, 금융안정기금도 정비하기로 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번 방안은 시스템리스크라는 금융시장내 ‘전염병’의 발생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예방접종’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금융시장 내 위험 발생·증폭 소지를 줄이고 ‘집단면역 체계’를 확립하여 금융안정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방안을 시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수익이 줄어드는 업권이나 거래행위도 불가피하게 있을 것"이라면서 "세부적인 제도설계와 시행 과정에서 더 많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것이며, 유예기간도 부여하여 개별 회사가 적응할 수 있는 시간도 충분히 드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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