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35)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을 지지하는 한편 마두로 정권을 '불법 정부'로 보고 마두로 대통령이 지시한 정치·외교적 단절을 거부했다. 석유가 주 수입원인 베네수엘라에 추가 경제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수도 카라카스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 밖에 모인 수천 명의 지지자를 상대로 한 연설에서 "(미국은) 꺼져라! 존엄성이 있는 베네수엘라를 떠나라"면서 베네수엘라 주재 미국 외교관에 72시간 내에 떠나라고 말했다.


이어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대통령을 강요하는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며 "과테말라, 브라질, 칠레, 아르헨티나 등은 냉전 시대에 미국의 지원 아래 좌파 정부가 전복되거나 군사정권 집권하는 상황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전직 대통령' 마두로, 법적 권한 없어" = 마두로 대통령의 단절 선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과이도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공식 인정하자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베네수엘라 국회가 헌법을 발동해 마두로 대통령을 불법이라고 선언한 만큼 대통령직은 공석"이라며 "나는 과이도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공식 인정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는 지난 10년간 서로 대사를 파견하지 않은 채 외교적 갈등을 겪어왔다. 2008년 당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쿠데타 시도에 미국이 연루됐다고 비난하면서 카라카스 주재 미국 대사를 추방하고 미국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마두로 대통령의 단절 선언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법적 권한'이 없다면서 반박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미국은 마두로 정권을 베네수엘라의 정부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전직 대통령'인 마두로가 미국과의 외교 관계를 단절할 법적 권한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은 과이도 임시대통령 정부를 통해 베네수엘라와의 외교적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며 "과이도 임시대통령은 미국 외교관들이 베네수엘라에 남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대혼돈 속에 놓인 베네수엘라 군·경이 현지에 체류하는 미국인 등 외국인과 베네수엘라 국민을 계속 보호해 줄 것을 촉구했다.


◆ 올해 인플레이션 1000만% 예상…美 추가 경제 제재할까 = 미국은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 제한 등 경제 제재를 추가로 부과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수년간 마두로 정권의 인권 침해 등을 이유로 정부 고위자산 동결을 포함해 금 제품 거래 금지, 채무불이행 관련 재교섭 금지 등의 제재를 가하고 있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마두로 대통령과 친정부 관료들이 베네수엘라 국회의원이나 반정부 관료들을 해칠 경우 미국이 석유와 금 등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요 외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이르면 이번 주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에 새로운 제재를 가할 수 있다"면서 "원유 수입 제한 또는 전면 금지 등 여러 조치를 고려하고 있지만 최종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미국은 그동안 베네수엘라에 대한 원유 관련 제재 조치 부과를 미뤄왔다. 제재 조치가 베네수엘라 경제난을 더욱 심화시킬 뿐 아니라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에게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마두로 대통령이 향후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미국의 제재 수준과 시점 등이 결정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AD

미국이 제재를 가할 경우 베네수엘라 경제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1998년 우고 차베스 전 정권 당시 에너지 자원을 국유화하고 싼값에 석유를 판매하면서 외화를 벌어들이면 이를 통해 서민과 빈곤층을 상대로 무상복지·의료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등 사회주의 정책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베네수엘라는 석유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고유가가 지속되던 2014년에는 베네수엘라 수출 소득의 95%가 석유에서 나왔다.


하지만 이후 국제유가가 급락했고 외화 유입이 크게 줄면서 베네수엘라에 부족한 물자를 해외에서 수입해올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 놓였다. 결국 이로 인해 국내에서 생필품의 가격이 급등하는 등 물가가 빠르게 올랐고 지난해에만 인플레이션이 185만% 상승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베네수엘라의 올해 인플레이션이 1000만%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