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올해는 꼭 붙을게요”…공시생 잔혹사, 해결 방법 없나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올해도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시험 기간이 길어지거나 불합격하는 공무원 시험 준비생(공시생)들의 우울증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공시생들도 나오고 있다는 데 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치러진 국가공무원 9급 공채(4953명) 필기시험에 15만5388명이 응시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경쟁률은 40.9대1을 기록했다.
앞서 2016년 7·9급 공무원 공채(일반) 필기시험의 경우 원서접수 기준 경쟁률은 61.05를, 응시인원 대비 경쟁률은 42.75를 기록했다.
1995년 9만8000여명이던 공무원 시험 지원자 수는 2016년 28만9000명으로 3배나 치솟았다. 공시생들 사이에서 이 시험에 대해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 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 공시생들, 직업안정성 때문에 도전…합격까지 평균 24개월 걸려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이유는 직업 안정성이 가장 큰 이유로 나타났다.
‘공무원시험 준비생 규모 추정 및 실태에 관한 연구’(건국대 박사과정 김향덕 씨,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박사과정 이대중 씨)에서 19~34세 기준으로 공시생 4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4.5%가 직업안정성을 이유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이어 안정된 보수가 21.3%, 청년실업이 심각하고 구직난으로 시작한 경우가 14.3%였다.
하루 평균 공부 시간은 10~12시간이 35.8%로 가장 많았고 6시간 이하가 28.8%, 7~9시간이 23.5%였다.
예상하는 합격까지 소요기간으로 24개월 이하가 49.9%로 가장 많았고 36개월 이하가 22.5%, 12개월 이하가 20.8%였으며 평균 24.3개월을 예상하고 시험공부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지나친 압박감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기도
문제는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이 길어지면 각종 압박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는 데 있다.
지난해 6월 경기도 용인에서는 한 공터에서는 공시생 A(당시 25)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또 2017년 4월에도 청주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에서 20대 남성 B 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4년째 준비해온 공무원 시험에 낙방한 뒤 어머니와 함께 고향으로 가던 길이였다.
같은 해 3월에는 서울 마포구에서 2년 넘게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30대 남성 C 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서에는 수첩 5장에 거쳐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고 시험을 쳤다. 부모님께 죄송하다. 더는 살아갈 힘이 없다. 계속된 실패로 절망을 느낀다”고 쓴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는 공시생들의 우울증 배경으로 심리적 압박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공시생들은 경쟁에서 오는 긴장과 압박 때문에 일반인보다 우울함을 느낀다는 비율이 3배가량 높았다.
2016년 서울의 공무원 학원 밀집 지역인 동작구 마음건강센터에 따르면 우울증 등에 따른 극단적 선택 예방 상담을 신청한 70여 명 중 14%가 공시생으로 조사됐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특히 지난 2014년과 2015년 해당 지역 수험생·고시원생의 정신건강을 검진한 결과에 따르면 120명 운데 70%(84명)가 우울증 및 자살생각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이는 정신건강검진을 받은 일반 주민 위험군 비율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마음건강센터 관계자는 “시험 준비 장기화와 미래에 대한 염려, 심리적 외로움 등이 공시생들의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