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전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은 10거래일 연속 이어오던 매수세를 멈췄다. 다만 기관의 매수에 힘입어 장 초반,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으로 약세를 보였던 코스피가 상승 전환하며 2120대에 재진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재 상승한 증시에는 호재가 대부분 반영됐기 때문에 단기 하락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추가 상승 '재료'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단기적으로 상당히 많은 호재가 가격에 반영됐다. 이제 시장은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1월과 3월 FOMC는 크게 새로울 게 없을 듯 하다. 지난 4일 파월 의장 발언과 10일 FOMC 의사록, 15일 에스더 조지 총재 연설을 통해 이미 정책기조 변화를 확인했다. 3월 1일 협상 시한을 앞두고 미중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수 있다. 우호적인 협상 분위기가 이미 가격에 반영된 만큼 이제는 양국 간 갈등에 민감해질 수 있다. 트럼프 정치 불확실성도 짚고 가야 한다. 정부 폐쇄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상승세가 둔해지더라도 장기 관점에 집중해야 할 시기다. 작년 내내 시장을 괴롭혔던 불확실성은 분명히 완화됐기 때문이다. 연준의 긴축 우려는 거의 해소됐고 인플레이션 압력도 낮아지고 있다. 미중 양국의 무역협상 합의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연방정부 부분폐쇄 강행 후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려 있다. 트럼프가 불필요하게 경기에 부정적인 요인을 만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
경기 기대는 점차 높아질 전망이다. 달러가 상승추세선을 하향 돌파했다. 달러가 약세 전환하면 신흥시장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미국의 대외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다. 중국 경기는 2분기 이후 개선을 전망한다. 성장 동력을 찾는 시장이 반색할만한 재료다.
그럼에도 유럽과 미국의 경기사이클이 바닥을 확인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유럽은 독일이 2분기 연속으로 분기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것은 아닐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최근 상승 반전된 ZEW와 IFO와 같은 지표들에 대한 관심을 높게 가져갈 필요가 있겠다.
특히 하이일드 스프레드는 경기침체 확인을 위해 가장 중요한 잣대인데 침체의 기준선인 700bp까지는 오르지 않고 500bp대까지 확대되었다가 최근 투자등급 채권(IG)스프레드 보다 더 빨리 안정되며 위험선호를 지지하고 있다. 금융시장 불확실성 요인의 완화로 위험선호가 일부 회복되고 가격지표들이 낙폭의 반을 돌릴 것까지는 인정하더라도 추가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올해 하반기 이후 경기사이클 반전을 위한 원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물경제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정도의 산업이 등장해야 하는 것이다.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인 팔라듐 가격은 공급이 타이트한 요인도 있으나 배기가스 이슈가 불거진 이후 전기차, 수소차 등의 원재료로 역할이 부각된 점도 중요하다. 올해를 원년으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산업이 활성화될 경우 하반기 생각보다 경기를 지지할 힘이 생길 수 있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새로운 박스권 구간을 형성하는 초기에는 시장 변동성이 커진다. 다행히도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 초까지 이어진 두 번의 하락구간 동안 코스피가 1984p에서 강력하게 지지된 만큼 향후 이어질 박스권은 2000~2300p에 서 안정적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박스권에서 적합한 전략으로 ETF를 활용한 리밸런싱 전략과 스타일 로테이션 전략을 추천한다. 과거 박스권을 분석해 볼 때, 스타일 로테이션 전략에 포함되는 배당주와 저변동성 종목의 강세는 빠르면 올해 상반기 안에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한국 없으면 안돼" 외치는 전세계 어부들…이유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