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추진하는 지역 서점들
서점조합연합회, '서적 판매업' 생계형 적합업종 신청 준비
2월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만료 앞두고 이달 말 신청 예정
대형·온라인 서점들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차질 예상
생계형 적합업종 1호로 지정될 지도 관심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지역 서점들이 서적 및 잡지류 소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해당 업종이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대형 서점들의 인수·확장이 철퇴를 맞게 된다. '생계형 적합업종' 1호로 지정될 지도 관심이 모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서점조합연합회는 이달 말 중소벤처기업부와 동반성장위원회에 '서적 및 잡지류 소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할 계획이다. 박대춘 서점조합연합회장은 "서점의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서둘러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사회 의결에서도 만장일치로 통과됐고 적합업종 지정이 필요한 이유에 대한 연구 자료도 만들어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적 및 잡지류 소매업은 2013년 처음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됐고 2016년에 재지정됐다. 동반위는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서 대기업의 서점 소매업 확장ㆍ진입을 막고, 중소기업이 아닌 기업이 신규 출점할 경우 1년6개월간 초중고 학습 참고서 판매를 금지하는 권고를 내렸다. 서점조합연합회는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과 함께 학습 참고서 판매 제한 권고를 유지하기 위해 관련 업계와 논의 중이다.
지역 서점은 이미 대형 서점과 온라인 서점에 밀리며 어려움을 겪어왔다. 서점조합연합회에 따르면 2007년 3247곳이던 지역 서점은 10년 사이에 1200개 이상 감소했다. 2017년 12월 기준 전국 서점 수는 2050곳이다. 온라인 도서 구입이나 전자책 등 도서 구입 경로가 다양해지면서 지역 서점 수는 급감했고 그 사이에 온라인 서점은 급성장하고 있다.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발표한 '2017 출판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온라인 서점의 매출액은 1조3696억원으로 전년 대비 15.7% 증가했다. 오프라인 서점 1802곳의 매출은 1조3842억원으로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온오프라인으로 확대되고 있는 서점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소비자의 편익을 저해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서적 및 잡지류 소매업이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대형 서점과 온라인 서점들의 오프라인 매장 확대가 금지된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기간이 만료되길 기다리면서 중고 서점을 확대해온 예스24ㆍ알라딘ㆍ인터파크 등 온라인 서점 역시 당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중고 서점은 '고물상'으로 분류돼 온라인 서점들이 오프라인에서 중고 서점을 확대할 수 있었는데,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다시 지정되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신간 서적까지 판매하는 것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서점업계 관계자는 "독자들의 도서 구매가 온오프라인 매장, 전문 매장, 전자북, 동네 책방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어 서점업이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더라도 온라인 서점의 타격은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오프라인 중고 서점을 운영하면서 신간 판매로까지 확대하려던 전략은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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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소기업 적합업종이 민간 자율의 권고ㆍ합의로 운영돼온 것과 달리 생계형 적합업종은 규제를 어기면 법적 제재가 뒤따른다. 지정된 업종에 대기업 또는 중견기업이 진출할 경우 2년 이하 징역이나 1억5000만원가량의 벌금이 부과되며 시정명령을 이행하기까지 매출 5% 이내의 이행강제금도 내야 한다. 다만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하더라도 중기부와 동반위가 실태조사ㆍ의견수렴 등 심의를 거치고, 소비자 후생 등을 고려해 대기업의 예외적 사업 참여를 승인할 수 있어 최종 지정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현재까지 생계형 적합업종 신청 건수는 0건이다.
동반위 관계자는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할 때는 업종 실태조사를 거치고 영세성ㆍ보호 필요성ㆍ산업 경쟁력 영향이라는 조건에 부합해야 한다"며 "이행 강제금 등 행정명령이 뒤따르기 때문에 더욱 엄격한 평가를 거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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