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보미 휴게시간 보장…'쪼개기' 이용할 판
전업맘은 알바자리 없어 전전긍긍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4살, 1살 아이들을 놓고 곧 복직을 해야 하는데 첫째 때 이용했던 베이비시터 업체에 문의해보니 한국인 출ㆍ퇴근 이모님 시세가 250만~300만원을 넘는다고 해요. 이모님들 인건비가 작년보다 너무 비싸졌어요. 그것도 몇 달은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걱정이 태산입니다."(마포구 거주 41세 B씨)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아이돌봄서비스 이용 비용은 올해부터 시간당 9650원으로 지난해 7800원에서 24% 올랐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10.4%)의 두배가 넘는 인상률이다. 정부 지원 대상 범위가 확대됐지만 여전히 정부지원이 15%에 불과한 '다형'과 지원을 받을 수 없는 '라형'의 경우 큰 폭의 비용 증가를 감수해야 한다. 예컨대, 라형으로 돌보미를 하루 11시간씩 이용하는 가정의 경우 월 이용 비용은 올해 212만3000원으로 지난해보다 41만원을 더 지출해야 한다. 육아맘 카페 등에서는 '작년말 공지 후 바로 가격이 올랐는데 연초부터 가계에 큰 부담이 된다'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올해부터 의무화된 아이돌보미들의 휴게시간 보장제도. 돌보미에게 휴식시간을 주기 위해서 그 시간에 아이를 돌봐줄 사람을 추가로 구하거나 3~4시간마다 돌보미를 바꾸는 '쪼개기 이용'을 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 지난해 종일제로 아이돌봄서비스를 이용했던 직장인 김성희(35ㆍ가명)씨는 올해부터 3~4시간마다 돌보미 선생님들에게 휴게시간을 줘야한다는 설명을 듣고 서비스 이용을 아예 포기했다. 아이가 어려 돌보미를 수시로 바꾸는게 탐탁치 않았던 김 씨는 민간업체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보육비용은 오르고 있지만 전업맘들은 부업을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시작된 '알바 대란'이 육아맘알바 시장에도 타격을 주는 분위기다.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고 낮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편의점 알바 자리는 구하기 더 힘들어진 데다 자영업 경기 악화로 관련 알바 고용 역시 줄어들면서 "할 수 있는 부업이라곤 블로그 홍보 알바밖에 없다"는 푸념들이 나오고 있다. 수원에서 오전 10시~오후 2시까지 편의점 알바로 일하고 있는 김명희(28ㆍ가명) 씨는 "최근 점주로부터 주중 알바를 없애고 자신이 직접 나오겠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아이가 어려 야간으로 근무를 돌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난감하다"고 한숨지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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