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자통법 10년]자산관리·직접투자 편의성 '쑥'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반면 동북아금융허브 경쟁력 '뚝'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뉴욕증시 약세로 하락 출발한 지난 4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5원 내린 1126.2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뉴욕증시 약세로 하락 출발한 지난 4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5원 내린 1126.2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된지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종전의 증권거래법, 선물거래법,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신탁업법, 종합금융회사에 관한 법률, 한국증권선물거래소법 등을 통·폐합해 개편한 자본시장통합법은 2009년부터 현재까지 금융산업 곳곳에서 그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에 따른 명과 암도 뚜렷해졌다.
투자매매, 투자중개, 집합투자, 투자자문, 투자일임, 신탁업
우선 금융투자업(매매·중개·투자·투자자문·투자일임·신탁) 간 겸영이 허용되면서 국내 금융투자회사가 기업금융, 자산관리, 직접투자, 증권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증권사는 유가증권의 매매·중개업 영위가 가능하고, 선물회사는 선물 중개업만 하던 상황에서 모든 금융투자상품(증권·선물·장외파생상품)을 대상으로 매매·중개업이 가능해졌다. 또 인수합병(M&A) 주선 시 증권사가 직접 투자를 할 수 없어 투자자 탐색에 비용과 시간이 소요됐던 과거와 달리 기업금융, 자산관리, 직접투자를 함께 하며 자산관리를 통해 조달한 자금이나 고유재산으로 직접 투자를 할 수 있게 되면서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됐다.

10년 새 덩치가 커진 증권사도 많아졌다. 자본시장통합법의 혜택을 볼 수 있는 업무가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WM) 등인데 이들 업무는 자본금이 클수록 유리하다. 자본시장통합법을 제정할 때 정부는 한국판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같은 경쟁력 있는 대형 IB 설립을 원했다. 규모만 놓고 보면 2005년 3월 기준 자기자본 규모가 컸던 국내 4대 증권사 가운데 2조원을 넘는 곳이 한 군데도 없었지만, 현재는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곳이 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 등 5곳으로 늘어났다. 운용자산 규모가 확대되면서 집합투자, 증권거래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하는 게 가능해진 것이다.

금융소비자 편의성은 다소 개선됐다. 시중은행에만 허용됐던 소액지급결제가 증권사에서도 가능해졌다. 이전에는 소액지급결제 기능이 없던 증권사들이 은행 결제시스템을 이용해야만 했기 때문에 소비자는 특정 은행을 통해서만 증권 거래를 할 수 있어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소비자 보호도 강화됐다. 기존에는 경제적 실질이 금융투자업에 해당하지만 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율 법제가 없던 영역이 많았다. 장외 파생상품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업은 증권사가 파생상품의 매매·중개업을 할 때 소비자 보호를 위해 건전성 규제(총 위험액 제한 등), 일부 영업행위규제(거래상대방 제한, 위험 설명의무 등) 등이 적용됐지만 은행, 보험회사 등이 할 경우에는 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률 규정이 미흡했다. 특히 소비자에게 금융투자상품의 투자를 권유할 때 상품 내용과 위험 등을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 뒤 확인 서명을 받게 됐다. 소비자를 오도하는 행위를 막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자본시장통합법은 그간 수 차례 개정을 거쳤지만, 여전히 각종 문제점을 지워내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10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목표로 잡았던 '동북아 금융허브'가 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탄생시키겠다는 야심찬 포부는 여전히 가야할 길이 한참이나 남았다. 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을 추진했지만,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자본시장 상황도 녹록치 않다. 코스피 지수는 여전히 3000을 바라보지 못하고 2000선에서 머물고 있다. 심지어 지난 3일에는 장 초반 코스피 지수 20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포괄주의' 규율체제를 내세웠음에도 너무 많은 규제 때문에 업무가 더욱 복잡해지는 경우까지 생겼다. 소비자가 증권사에서 펀드에 가입하려고 할 때, 법 규정에 맞춰 이것저것 설명해야 할 것들이 많아 1시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한 증권사 직원은 "공모펀드 투자설명서는 40~50페이지나 되는데 법을 따르려면 이것도 넣고 저것도 넣어야 한다. 그러나 간혹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내용일까 싶은 것들도 들어간다"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험약관처럼 안 읽으면 끝이다. 오히려 의미 없는 데이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회사 수가 많아지면서 '제 살 깎아먹기'식이 됐다는 불만도 나온다. 금융투자회사 설립에 필요한 자기자본 규모가 자본시장통합법 제정 당시 2000억원으로 낮춰지면서 여러 중소형 증권사들이 새로 문을 열게 됐다. '경쟁을 통한 대형화'라는 취지에서였다. 하지만 질적인 면에서 성장속도가 늦다보니 이 같은 정책목표는 기대 만큼 속도감 있게 진행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가 많이 생긴다고 경쟁력이 강화되는 게 아니다. 규모만 다를 뿐 하는 일은 같다 보니 오히려 기존의 파이를 나누게 됐다"며 "2014년 증권사에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었던 사실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뉴진스의 창조주' 민희진 대표는 누구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