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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임대료 폭탄'에 사라지는 착한 메뉴…커피·햄버거·떡볶이 쭉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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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대표 브랜드 '이디야' 가격 인상…업계 전반에 영향
더벤티 이어 우주라이크 커피도 지난 1일부터 가격 인상
두끼·국대떡볶이 들썩…임대료·인건비·원재료 상승 원인
기사와는 상관없음. 떡볶이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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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11일 저녁 서울 종로의 한 분식 가게. 이 시간이면 손님으로 발디딜 틈이 없었던 이곳의 분위기가 제법 썰렁하다. 가게 사장은 인건비와 임대료가 너무 턱없이 많이 오른데다 음식 재료값도 비싸 김밥과 떡볶이 등의 가격을 1000원씩 올린 이후 새해부터 손님이 20%가량은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그야말로 '3중고'에 시달리면서 어쩔수 없이 고육지책으로 가격을 올린 것"이라며 "아무래도 용돈이 부족한 학생 손님이 많아 매출 타격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인근의 한 이디야커피 매장. 이 곳에서 만난 대학생 김민희 씨도 가격 인상에 대해 푸념했다. 그는 "2000원으로 갈 수 있는 브랜드 커피숍이 솔직히 많지 않은데, 이디야 가격 인상 이후에는 더욱 찾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면서 "물가가 원망스럽다"고 혀를 찼다.

더벤티 가격인상 공지. 커뮤니티 캡쳐.

더벤티 가격인상 공지. 커뮤니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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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를 콘셉트로 내세웠던 이른바 착한 브랜드들이 브랜드 정체성 훼손을 무릅쓰고 일제히 가격을 올리고 있다. '착한 가격' 콘셉트에 맞춰 가격 인상을 억제해왔지만, 임대료·인건비·원재료 상승 '3중고' 부담으로 결국 조정에 나섰다.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높은 외식 메뉴가 점차 사라지면서 지갑이 얇은 학생들과 직장인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용량과 합리적인 가격 콘셉트의 커피 프랜차이즈 우주라이크 커피가 지난 1일부로 음료 19개 품목과 디저트 제품 판매 가격을 인상했다. 우주라이크 커피는 "맛있는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기 위해 가맹점주들과 함께 노력했지만 인건비, 원재료, 임차료 등의 지속적인 상승 요인으로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더치커피와 카푸치노, 카페라떼가 3200원에서 3500원으로 9.4%, 더치라떼와 카페모카가 3800원에서 4000원으로 5.3% 올랐다. 우주라이크 커피에서 2000원짜리 메뉴는 아메리카노 2500원짜리와 아이스티 2500원짜리 2개에 불과하다.

같은날 대용량과 저가를 무기로 내세운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 더벤티도 46개의 음료 중 8개의 가격을 인상했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더벤티에서 판매하는 2000원 초반대 메뉴는 모두 사라졌다. 가격 인상 품목은 아이스아메리카노와 라떼류다. 카페라떼와 바닐라라떼가 2000원, 2500원에서 2500원, 2800원으로 각각 25%, 12% 올랐다. 해즐넛라떼 역시 2500원에서 2800원으로 12% 조정됐다.

더벤티 관계자는 "좋은 음료를 합리적인 가격과 양으로 제공하고자 노력했지만 지속적인 임대료 인상과 인건비의 상승,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매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불가피하게 8개 품목의 판매 가격만 인상하게 돼 너그러운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우즈라이크 커피 메뉴. 홈페이지 캡쳐.

우즈라이크 커피 메뉴.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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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브랜드 가격 조정에는 착한 커피의 대명사 이디야커피의 가격 인상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 브랜드가 가격을 올리면서 가격 인상을 망설였던 브랜드 전반에 영향을 끼쳐 가격 조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게 업계 견해다.

이디야커피는 지난달 총 70개 음료메뉴 중 14개 품목의 판매가를 평균 10%올렸다. 커피 가격 인상은 2014년 10월 이후 4년 1개월 만이다. 아메리카노는 2800원에서 3200원으로 14.3%, 카페라떼와 카푸치노는 3200원에서 3700원으로 15.6% 올랐다. 이디야에서도 이제 2000원짜리 메뉴는 찾아볼 수 없다.

직장인 김슬기 씨는 "예전에는 국밥 한 그릇 한 후에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코스로 즐기면 1만원이면 충분했는데 이젠 식사와 커피까지 하면 적어도 1만5000원은 있어야 한다"며 "브랜드 커피숍에서 매일 커피를 마시는 것이 사치 같이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분식 등의 저가 박리다매형 프랜차이즈들도 가격 인상 카드를 속속 꺼내 들었다. 국대떡복이 왕십리점은 "프랜차이즈 창업 9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떡볶이 가격을 올리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올해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소폭 가격이 조정될 것 같다"고 밝혔다.
두끼.

두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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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떡볶이로 사랑을 받았던 두끼는 지난 1일자로 가격을 인상했다. 뷔페(무한리필) 콘셉트인 두끼는 "고객의 편의와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지만, 원재료의 가격과 인건비가 상승해 부득이하게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반(성인 기준) 1인당 가격은 7900원에서 8900원으로 12.7% 올랐고, 학생은 6900원에서 7900원으로 14.5% 인상됐다. 소인(7세 미만)의 경우 3900원에서 4900원으로 25.6% 높게 책정됐다.

학생들이 주로 찾는 버거세트 가격은 지난 1년내내 올라 이제 1만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주요 햄버거 브랜드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버거킹, KFC 등이 일제히 가격을 인상하면서 프리미엄 세트는 1만원 시대가 도래했다.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등을 자주 찾는다는 대학생 이지선 씨는 "친구들과 점심 한끼로 햄버거를 자주 사먹는 편"이라며 "그러나 두 브랜드 모두 가격이 올라 부담스럽고 소비자 등골만 휜다"고 하소연했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햄버거 등 뿐만이 아니라 저가를 콘셉트로 내세웠던 다양한 외식·서비스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일제히 가격을 올리고 있다"며 "점차 저가 콘셉트의 브랜드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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