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만월대 서부건축군서 제2대형계단 확인
만월대 건물 축조시기 판명할 고고학 근거도 찾아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남북이 공동 조사하는 개성 만월대(滿月臺) 서부건축군에서 폭 12m가 넘는 제2대형계단이 확인됐다.
조사에 참여한 이상준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장은 10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린 '신라 왕경에서 고려 개경으로: 월성과 만월대' 학술대회에서 만월대 조사 성과를 발표했다. 그는 지난해 제8차 발굴조사에서 드러난 주요 자료로 서부건축군 남동쪽에서 발견한 너비 12.65m, 높이 5.07m의 대형계단을 꼽았다. 서부건축군에는 제2의 정전인 건덕전을 비롯해 만령전, 장령전, 자화전 등 다양한 전각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조사단은 앞서 서부건축군 동쪽에서 폭 13.4m의 제1대형계단을 찾았다. 제2대형계단이 발견된 곳은 건덕전 추정지 동쪽이자 제1대형계단 남쪽 지점이다.
이 소장은 "회경전과 장화전 사이에 있는 제2대형계단은 제1대형계단처럼 중심건축군과 서부건축군을 연결한다"며 "아래에서 8단까지 상태가 비교적 양호하지만 그 위로는 계단석이 대부분 유실돼 정확한 층수를 알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위에서 아래로 암거(暗渠)형 배수로가 설치됐다. 계단 상부에 남북 세 칸·동서 두 칸 규모의 문이 있었다고 추정되며, 그 동쪽에 공지(空地)를 둔 다음 또 다른 문과 연결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조사단은 지난해 만월대 건물 축조시기를 판명할 고고학 근거도 찾았다. 이 소장은 "제2대형계단 위에는 공지가 있고, 공지 위에 작은 계단을 오르면 중심건축군 건물터 회랑이 존재한다"면서 "회랑터, 공지에 있는 폐기 수혈(竪穴·구덩이), 제2대형계단 아래에서 나오는 기와를 비교하면 건축 시기를 추정할 단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로서는 고려가 강화도로 천도한 강도(江都, 1232∼1270) 시기 전후가 만월대의 마지막 건축 시기로 보인다"며 "향후 조사에서 더 많은 유물을 모아 편년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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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만월대에서는 '소전(燒錢)'명 제기 조각도 처음 출토됐다. 도교 제례인 초제(醮祭)를 담당한 '소전색(燒錢色)'에서 사용했다고 추정된다. 소전이란 동전(돈)을 태우는 것을 뜻한다. 초제에서는 지전(紙錢)을 태운다. 이 소장은 "소전명 제기 주변에서 잔이나 접시가 많이 확인됐다"며 "고려사에 회경전 등지에서 도교 제사를 꾸준히 열었다는 기록이 있다. 제사에 사용할 물건을 제작하는 기구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 여덟 차례에 걸쳐 공동 발굴했으나 계획된 면적의 60% 정도만 조사했다"며 "장기 조사를 통해 고려궁성 연구·보존·정비 방안이 포함된 종합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만월대 남북 공동발굴은 2007년부터 시작했다. 지난해 여덟 번째 조사는 10월22일부터 12월10일까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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