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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한 詩]살얼음이 반짝인다―첫 추위/장석남

최종수정 2019.01.04 09:33 기사입력 2019.01.0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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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낮은 자리에선
살얼음이 반짝인다
빈 논바닥에
마른 냇가에
개밥 그릇 아래
왕관보다도
시보다도
살얼음이 반짝인다

[오후 한 詩]살얼음이 반짝인다―첫 추위/장석남

■빈 논바닥은 지상에서 가장 낮은 곳. 그리하여 살얼음이 가장 먼저 어는 곳. 그러나 그곳은 개구리들이 오손도손 껴안고 겨울잠을 자고 있는 곳. 마른 냇가는 동구 밖에서 가장 손이 시린 곳. 그리하여 겨울 찬바람이 맵차게 쌩쌩 부는 곳. 그러나 그곳은 온갖 풀씨들이 둥글게 몸을 말고 물소리를 기다리는 곳. 개밥 그릇 아래는 마을에서 가장 어두운 곳. 그리하여 당산나무 그림자도 슬며시 왔다가 함께 깊어지는 곳. 그러나 아침마다 가장 반가운 사람 발자국 소리에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곳. 첫추위에 살얼음이 반짝이는 가장 낮은 저 자리들에서 장담컨대 봄이면 가장 먼저 새싹이 돋을 것이다. 채상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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