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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조양호, 운명의 '기해년'

최종수정 2019.01.03 10:53 기사입력 2019.01.0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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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경영권 박탈 벼랑끝' 박삼구 회장
산업銀 여신 기한연장 위해 금호고속 주식까지 담보제공
절박한 자금사정 그대로 드러내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권성회 기자] 2019년 기해년(己亥年)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운명을 가르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을 잃을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에 대한 지배력 약화라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

◆벼랑끝에 선 박삼구 회장 = 박 회장은 지난해 말 만기가 도래한 산업은행 외화보증여신 6134만 달러(한화 약 696억원)의 기한 연장을 위해 금호고속 보통주 14만8012주(17%), 금호산업 1만주, 아시아나항공 1만주를 담보로 제공했다. 금호고속은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담보 제공이 주는 의미는 말그대로 심각성 그자체다. 박 회장과 아들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이미 지난 2015년 금호산업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호기업(현 금호고속) 지분 40%를 산업은행에 담보로 제공한 바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아직 담보가 해제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번 담보설정이 박 회장의 절박한 자금사정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이 박 회장의 지분을 담보로 설정한 것은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4월 체결한 '재무구조 개선 업무협약'이 완전하게 이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비핵심 자산매각▲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전환사채(CB) 발행▲유상증자▲자회사 상장으로 5500억원을 조달키로 했지만 이 중 영구채 발행과 유상증자엔 실패했다. 낮은 신용등급(BBB-)과 액면가(5000원)를 밑도는 주가 탓이다.

박 회장의 위기는 올해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갚아야 할 차입금은 1조1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2조1000억원)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지만 수 년째 구조조정을 이어온 아시아나항공으로선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이같은 상황에도 박 회장의 유동성에 대한 문제 인식은 현저하게 낮다. 박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각고의 노력 끝에 그룹의 재무구조를 눈에 띄게 개선했다"고 자평했다.

더 큰 문제는 더 이상 내다 팔 자산이 남아있지 않다는 점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영업 활동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외에는 길이 없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새 회계기준(IFRS-16)에 따라 항공기 운용리스료도 부채에 포함된다는 점도 악재다. 지난 3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미래 최소운용리스료 2조8917억원을 부채에 포함하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3분기ㆍ개별기준)은 623%에서 930%로 상승한다. 부채비율이 상승하면 자금조달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행동주의 펀드 KCGI 도전받는 조양호 회장
감사직 견제 위해 한진칼 자산 2조원대로 늘렸지만
표대결서도 우위 장담 못해

◆점점 죄어 오는 견제의 올가미 = 조 회장은 행동주의 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KCGI는 지난해 말 한진칼 지분율을 10.81%까지 끌어올리며 조 회장(17.84%)에 이은 2대 주주가 됐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지분 29%, 한진 지분 22%, 진에어 지분 60%를 보유한 사실상의 그룹 지주사다.

KCGI 측이 우호지분을 끌어들여 감사직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한진칼은 단기차입금 1600억원을 늘려 자산을 2조원 대로 불렸다. 경영권 참여를 막기 위한 고육책이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상임감사 선임 시 각 주주의 의결권은 3%로 제한돼 대주주에게 불리하지만, 자산 2조원 이상인 상장회사에 설치되는 감사위원회에는 의결권 제한이 없어 상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KCGI측은 한진칼이 방어에 나서자 즉각 "독립적 감사선임을 막기 위한 꼼수"라고 반발했다.

KCGI가 3월께 개최될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어떤 선택을 할 지는 미지수다. 현재로선 KCGI가 경영권 확보보다는 우호지분을 모아 자산매각 등을 통한 배당 확대를 요구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조 회장의 대한항공에 대한 지배력 약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 연구원은 "한진칼이 단기차입금을 늘려 자산규모를 2조원 대로 늘린 것은 신의 한수지만 이같은 행위가 일반 주주에게 '꼼수'로 비칠 경우 역으로 KCGI에 명분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KCGI의 지분율은 10.81%에 그치지만 국민연금(8.35%), 크레디트스위스(3.92%), 한국투자신탁운용(3.81%), 기타 외국인 주주(5.88%) 등을 규합할 경우 조 회장 및 특수관계인(28.93%)과 비등한 지분율을 확보할 수 있다. 조 회장 일가가 '표대결'시 우위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의미다.

다만 대한항공 등 한진칼 계열사의 재무상태에 문제가 없어 기관투자자들이 KCGI의 움직임에 동조할 지는 미지수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 이사진 3명(조양호ㆍ조원태ㆍ이석우)의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KCGI 측이 올해 우호지분 추가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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