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사각지대' 글로벌 인터넷 기업 규제 강화…역차별 해소책 마련되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대리인 지정 제도, 경쟁상황 평가 등 담아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이 조세회피나 위법 행위를 막기 위한 규제 도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본사나 서버가 없다는 이유로 세금 납부나 정부 당국의 조사를 회피하는 글로벌 기업들을 규제하기 위한 '대리인 지정'을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된다.
27일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송파 을)은 국회의원회관에서 '뉴노멀 시대의 국내외 역차별, 해결책은?' 입법공청회를 개최했다.
김 의원은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의 역외 규정을 강화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 도입▲글로벌 인터넷 사업자 시장 조사 권한 부여 ▲글로벌 인터넷 기업 경쟁상황 평가 등을 담고 있다. 지난 10월 포털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뉴노멀법'에서 국내 기업들이 역차별받을 수 있다는 의견을 반영해 역외 규정을 보강했다.
전기통신법 개정안은 해외에서 이뤄진 행위라도 국내 시장에게 영향을 미칠 경우 해당 법을 적용받도록 하고, 글로벌 본사가 국내 대리인(한국법인 등)을 지정해 본사와 동일한 법적 효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골자다. 그동안 서버가 없거나 본사가 해외에 있다는 이유로 세금 납부나 조사를 무마하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전기통신사업법상 적용대상에 해외사업자를 포함시키고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를 도입해 국내 이용자에 대한 민원이 발생할 경우 민원 처리나 피해 구제 창구를 명확히 해야 한다"며 "금지 행위를 위반했을 경우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과태료 등의 사후규제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개정안 도입에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다. 고삼석 방통위 상임위원은 "페이스북의 접속경로 변경 등에 대해 조사하는 등 글로벌 기업의 위법행위에 엄정하게 집행해왔지만 물리적 제약으로 법 집행에 한계가 있다"며 "국내 기업들에게만 역차별로 작용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것은 이용자 보호나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국내 인터넷 업계는 역차별 해소라는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실행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차재필 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은 "역외규정이 있더라도 서버가 국내에 없는 사업자를 어떻게 제어할 지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는다"며 "이용자 보호 상황평가 대상으로 글로벌 기업을 선정할 때 일일 방문자수나 매출액이 선정 기준이 될텐데 조세피난처로 매출을 돌린 경우 정확한 국내 매출이 산출되기 어렵고 이 경우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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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시장의 성격을 고려해 규제보다는 이용자 보호 관점에서 문제를 파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경쟁상황 평가를 기간통신사업자에서 부가통신사업자로 확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역차별 문제를 내세워 불필요한 규제를 도입해선 안된다"며 "인터넷 서비스는 무료 서비스인데다 서비스가 정형화되어있지 않아 기존 시장 획정과 다르다는 점에서 규제 기관이 인터넷 시장을 획정할 때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태 의원은 "자본력을 앞세운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의 국내 영향력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공정 경쟁 환경이 훼손되고 있지만 이를 규율할 법 체계가 정립돼있지 않다"며 "글로벌 인터넷 기업을 포함한 포털 등 부가통신사업자들도 사회ㆍ경제적 영향력에 합당한 수준의 책임과 의무를 다할 수 있어야 하며, 국내법이 글로벌 기업에게도 동일한 효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을 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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