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DTI 적용땐 기존 주담대 원금 빠져 신규 대출에 유리
다주택자 규제 실수요자 보호 정부 원칙 어긋나는 편법

"전세입자 보호·가계부채 관리 차원서 부적절" 비판도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약관이 수정되면서 기존 집을 팔지 않고도, 다른 집 한채를 빚이 없는 사람과 동일하게 살수 있게 됐네요. 돈이 부족해도 여러채를 살 수 있어요."


부동산을 몇채 보유하고 있는 한 다주택자의 말이다. 이 사례처럼 금융당국이 부동산규제 카드를 꺼내든지 반년도 안돼 관련 규정을 완화하면서 돈이 부족해도 여러 채를 살수 있는 '변종 갭(Gap)투자'의 길이 가능해졌다.

실제 기존 주택의 매매계약서 뿐아니라 전세계약서를 은행에 들고 가 전세 잔금일까지 대출을 상환하겠다는 증빙을 하면, 집을 팔지 않아도 새로운 주담대 계약을 맺을 때 빚(주담대)이 전혀없는 사람과 같은 조건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약관 수정으로 일부 다주택자만 이익을 보게 됐다는 지적과 함께 역으로 편법 논란, 전세입자 보호에도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변종 갭투자 가능하나 = 주로 기존 주담대가 없어지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주담대가 발생하기 때문에 전세계약에 대한 이같은 즉시 상환 간주가 없다면 새로운 주담대 계약을 할 때는 복수 주담대 제한을 고스란히 받아야만 한다.


하지만 이번 은행권 주담대 약관수정을 통해 전세를 내주면서 기존 집을 팔지 않고 새 집을 사는 사람들도 예외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우선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10% 포인트 차감되는 복수 주담대 규제를 받지 않게 된다.


예컨대 2억원의 주담대를 얻어 4억원 짜리 집을 산 후 집 값이 7억원으로 뛰었고, 6억원에 전세를 내주고10억원짜리 새 집으로 이사가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기존 규정대로라면 조정대상지역내에서 집을 사려고 할때 LTV 50%규제를 받아 5억원의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바뀐 규정에 따르면 6억원의 대출이 가능해 전세금에서 빚을 갚고 남은 4억원과 대출을 보태면 10억원의 집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부동산규제를 피해 10억원 짜리 집을 더 한채 살수 있게 되는 셈이다.


신DTI 계산법을 적용할 때도 바뀐 규정이 이득이다. 현행 DTI는 신규 주담대의 원리금과 기존 모든 대출의 이자를 더해 연간소득으로 나눈다. 신DTI는 모든 주택담보대출 원리금과 주담대가 아닌 기타대출의 이자를 합쳐 연간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따라서 신DTI를 적용할 때 기존 주담대의 원금을 빼고 계산하면 신규 대출시 유리하게 된다.


◆부동산규제 구멍 뚫리나 = 전문가들은 전세금으로 기존 주담대를 즉시상환하고, 투기 지역에서 새로운 주담대를 받아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는 '틈'도 발생했다고 지적한다.


투기지역 내에서는 원칙적으로 아파트 담보대출을 세대당 1건으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바뀐 약관상으로 보면 전세계약서가 즉시상환 조건으로 편입되면서, 기존 주담대가 사라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기존 주택을 세입자에게 넘겨 전세금이 들어오면 기존 주담대가 즉시 상환되는 것으로 간주하고, 주담대가 없는 상태에서 투기지역에 새로운 대출을 일으킬 수 있게 된다. 현행 은행업 감독규정상 신규 대출을 일으키고 2년내 집을 팔겠다는 약정을 하면 기존 대출을 고려하지 않고, 투기 지역내 신규 주담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주담대가 즉시상환되는 조건에서 투기지역내 신규 대출을 일으킬 수 있는지 여부는 명확한 규정이 없어 규제에 틈새가 생겼다. 이론적으로는 전세를 통해 즉시상환을 하면 주담대가 없어진 셈이라서 투기지역 내 세대상 아파트 주담대 1건이라는 현행 규정에 위반되지는 않는다고 해석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다주택자 규제, 정부 정책에 역주행하나 = 이런 약관 변경은 결과적으로 남는 주담대는 1개지만 다주택자 규제 및 실수요자 보호라는 큰 틀에는 어긋나는 편법이다.


또한 집주인은 전세 세입자에게 반환의무(빚)를 여전히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 은행 빚이 사라진다는 이유로 신규 대출에서 마치 빚이 전혀 없는 사람과 같이 취급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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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이 추가 대출을 내서 과도한 투자한다는 부분에서 전세금 반환 등에 있어서 전세입자 보호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여윳돈 있는 사람들이 집값과 전세금 차이 만큼의 종잣돈만 있으면 새로운 집을 사서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 것"이라며"다주택 규제한다는 정부의 기본 방침과 다소 어긋나서 금융권 관계자들도 의아해하고 있다"고 말했다.박소연 기자 muse@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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