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6시 30분~오후 1시20분 사이 신생아 4명 발인 엄수

이대목동병원 중환자실에서 사망한 신생아들의 장례가 19일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 이날 오후 화장장으로 가기 위해 한 신생아의 시신이 운구차로 옮겨지자 부부가 부둥켜안고 울고 있다. 사진=김민영 기자

이대목동병원 중환자실에서 사망한 신생아들의 장례가 19일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 이날 오후 화장장으로 가기 위해 한 신생아의 시신이 운구차로 옮겨지자 부부가 부둥켜안고 울고 있다. 사진=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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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4명의 신생아들이 짧은 생을 마감하고 하늘로 떠났다. 생후 9일(여), 24일(여), 1개월1주(남), 1개월2주(남)밖에 안 된 어린 생명들이었다. 유족들은 숨진 아기들을 가슴 속에 묻었다. 아기들의 빈소는 차려지지 않았다.


19일 오전 6시 20분께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 검은색 운구차 한 대가 시동을 켠 채 대기하고 있었다. 찬바람이 코끝을 치는 추운 날씨 속에 운구차는 뜨거운 공기를 내뿜으며 실내를 데웠다. 약 5분 뒤 흰색 보자기를 덮은 작은 관이 장례식장을 나와 운구차에 실렸다.

사진=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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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에는 지난 16일 밤 이대목동병원 중환자실에서 숨진 신생아의 시신 1구가 잠들어 있었다. 장례식장 직원들이 관을 옮기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던 젊은 부부는 끝내 오열했다. 운구차 문을 닫기 전 부부는 잠시 아기를 바라보며 눈 감고 기도했다. 이윽고 6시 30분께 아기와 부모를 태운 운구차는 화장장으로 향했다.

오전 8시 5분께에도 또 다른 아기가 세상을 등진 채 영원히 잠들었다. 아기의 엄마로 보이는 여성은 애써 슬픔을 이겨내려 했으나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힘겨워했다. 남편이 등을 토닥이며 어깨를 부여잡았다. 아기는 가족들이 직접 준비한 차량을 타고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

사진=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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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아기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네 번째 아기는 오후 1시 20분께 가족의 품에 안겨 마지막 여정에 올랐다. 네 번째 아기가 잠든 관이 운구차로 옮겨지자 젊은 아빠는 소리 내 울었다. 부부는 서로 부둥켜안고 통곡했다.


남은 가족들을 조금이라도 위로하기 위해선 사망 원인이 제대로 규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관계 당국이 사인 규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17일 오후 서울 이대목동병원에서 정혜원 병원장(가운데)과 관계자들이 전날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이 병원 인큐베이터에 있던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허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17일 오후 서울 이대목동병원에서 정혜원 병원장(가운데)과 관계자들이 전날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이 병원 인큐베이터에 있던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허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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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과학수사연구소에서 연 언론 브리핑에서 “육안 관찰 소견만으론 사망 원인을 특정할 수 없다”는 1차 소견을 내놨다. 국과수는 이날 오후 12시 20분부터 오후 7시께까지 법의관 5명을 투입해 부검을 진행했다.

이한영 서울과학수사연구소장은 “신생아는 조직 현미경 검사와 각종 검사 결과 등을 종합해야 사인을 규명할 수 있다”며 “최종 부검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약 1개월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다만 국과수는 숨진 4명에게서 두 가지 공통점을 찾아냈다. 국과수는 “의무기록을 검토한 결과 사망한 환아 4명 모두 완전 정맥영양 치료 중이었다”고 밝혔다. 완전 정맥영양 치료는 중심정맥에 삽입된 가느다란 관을 통해 필요한 에너지와 영양소를 공급하는 영양요법을 말한다.

(왼쪽부터)이봉우 중앙법의학센터장, 이한영 서울과학수사연구소장, 양경무 서울과학수사연구소 법의조사과장 등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과학수사연구소 중회의실에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 관련 1차 부검 소견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민영 기자

(왼쪽부터)이봉우 중앙법의학센터장, 이한영 서울과학수사연구소장, 양경무 서울과학수사연구소 법의조사과장 등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과학수사연구소 중회의실에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 관련 1차 부검 소견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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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는 또 “모든 아기들에게서 소·대장의 가스팽창 소견이 육안으로 관찰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신생아 4명이 모두 미숙아였고,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점도 부검 결과 재차 확인됐다.


국과수는 이러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최종 부검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날 질병관리본부도 신생아 4명 중 3명에서 병원 내 감염으로 추정되는 항생제 내성균(시트로박터 프룬디)이 발견됐으나 이 역시 직접적 사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국과수의 부검을 참관한 뒤 양천경찰서로부터 진료기록 등 사건과 관련한 자료를 넘겨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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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수대는 감염원, 감염 경로가 될 수 있는 매개체 등을 확보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숨진 신생아들이 접촉한 인큐베이터 등 모든 물품과 의료 기구뿐 아니라 약물과 섭취한 모유, 분유 등을 추가로 확보해 질본과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하기로 했다.


의료진 소환 조사도 조만간 벌일 계획이다. 의사 6명, 간호사 5명이 조사 대상이지만 필요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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