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저장량 정밀 예측…위성사진으로 경제를 읽다
위성으로 원유 저장 탱크 찾아낸 후
AI로 그림자 분석해 저장량 예측
마트 주차장 혼잡도 분석해 경기 활성화 파악
정부통계보다 더 빨리, 더 정확하게 예측
헤지펀드, 위성사진 분석결과 주로 구매
위성사진을 보면 경제가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저장량을 미리 알 수 있다면 원유값 향배를 예상해 선물투자에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소매업종의 경제활성화 정도를 일찍 파악할 수 있다면 주식시장에서 투자처를 고르기 쉬워진다. 선물시장·주식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조건으로 '인공위성 사진'이 주목받고 있다.
9일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는 위성사진 분석으로 경제정보를 제공하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비털 인사이트(Orbital Insight)'를 주간기술동향 보고서에서 소개했다.
오비털 인사이트는 위성사진을 AI로 분석해 전세계에서 전개되는 다양한 경제활동의 최신 흐름을 파악해주는 정보서비스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위성사진만으로 글로벌 원유저장량을 예측해낼 수 있다.
방법은 이렇다. 이들은 위성사진에서 전세계 2만4000여개의 원유 탱크에 있는 '부상형 덮개(floating roof)'에 주목한다. 원유 탱크의 덮개는 고정돼 있지 않고, 탱크내 원유의 높낮이에 따라 부유한다. 원유가 많으면 덮개는 탱크의 상단에 위치하고, 반대로 적으면 덮개도 탱크 하단에 있게 된다.
이같은 원유탱크를 위에서 관찰하면 탱크 벽면의 그림자를 볼 수 있게 된다. 바로 이 그림자를 분석해 원유탱크의 저장량을 추측해낸다.
인공위성 사진에서 포착한 원유 탱크의 그림자. 오른쪽의 그림자가 더 깊고 넓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탱크의 덮개가 원유의 높낮이에 따라 부유하기 때문이다. <사진=Sky Perfect Communication>
원본보기 아이콘오비털 인사이트는 원유 탱크의 그림자 크기 등에서 원유의 잔량을 파악하는 이미지 분석 엔진을 기계학습 기반으로 개발했다.
그리고는 디지털글로브, 에어버스, 플래닛랩스 등 민간 위성회사에서 전세계 위성사진을 구입해 개발한 엔진으로 분석했다. 원유 탱크의 잔량을 월별 또는 주별로 산출해 원유 저장량 관련 정보를 필요로 하는 투자자에게 판매한다.
오비털 인사이트의 저장량 정보는 오히려 정부통계보다 더욱 공신력이 있다고 평가받는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밝힌 원유 저장량 수치가 현실과 전혀 다르다"고 보도했는데, 그 근거가 오비털 인사이트의 위성사진 분석결과였다.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OECD 비회원국은 정부가 발표하는 경제 통계가 부정확한 경우가 많고, 원유 탱크의 수와 위치 자체도 분명하지 않다고 알려졌다.
오비털 인사이트의 AI가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사우디의 원유 탱크를 전면 재조사한 결과, 석유산업의 조사 기관이 과거 산출했던 것보다 2배가 많은 원유 탱크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2014년 이후의 위성사진을 분석했고, AI로 추정한 사우디의 원유 저장량과 사우디 정부가 국제기구에 보고해 온 저장량 데이터 역시 불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오비털 인사이트는 지난해에도 "중국 원유 저장량이 중국 당국의 공식 발표보다 더 많다"는 사실을 밝혀내 월가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오비털 인사이트는 중국 전역을 촬영한 이미지를 AI로 분석해 2000개가 넘는 중국의 원유 탱크를 찾아내 분석했다.
이 회사가 위성사진으로 뽑아내는 통찰은 원유에만 그치지 않는다. 미국의 소매 매장의 손님 수나 자동차 수출입 대수, 주택 착공 건수, 농지 개발 동향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다. 심지어 정부 기관이 경제 통계로 발표하기 전에 결과치를 내놓는다.
이 데이터는 헤지펀드 등 미국의 투자자들이 구입해 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시장과 선물시장 등에서 투자 판단에 활용하는 것이다.
오비털 인사이트가 제공받는 위성사진은 50c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정도로 고해상도다. 이 사진들을 이미지 인식 엔진으로 분석하면 주차장에 있는 자동차 대수를 정확하게 셀 수 있다. 주차장이 붐비는 정도를 파악해 경기활성화 정도를 짚어낸다.
오비털 인사이트가 제공받는 위성사진은 50c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정도로 고해상도다. 이 사진들을 이미지 인식 엔진으로 분석하면 주차장에 있는 자동차 대수를 정확하게 셀 수 있다. 주차장이 붐비는 정도를 파악해 경기활성화 정도를 짚어낸다.
원본보기 아이콘위성사진을 이용한 정보분석은 각국의 정보기관이 예전부터 해오던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대부분이 인간의 눈에 의존하고 있다.
새로 업데이트되는 위성사진을 분석하려면 약 80만명 가량의 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오비털 인사이트는 자체 개발한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단 몇 명만으로 같은 일을 처리해낸다.
예컨대 미국의 원유 저장량은 정부기관인 에너지정보국(Energy Information Agency)이 조사해 발표하는데, 전화를 걸어 사람이 직접 원유 매장량을 조사하기 때문에 통계를 내기까지 3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반면 오비털 인사이트는 위성사진만 모으고 나면 1시간 이내에 미국 전역의 원유 저장량을 산출할 수 있다. 일개 스타트업이 정부기관의 정보수집능력을 뛰어넘는 것이다.
이같은 혁신이 가능했던 배경으로 오비털 인사이트는 ▲민간 위성회사의 등장 ▲딥러닝을 비롯한 AI의 발전 ▲클라우드 컴퓨팅의 등장을 스스로 꼽고 있다. 특히 이들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지목한다. "IT인프라에 전혀 투자를 하지 않고도 30년치의 위성사진을 저장할 수 있게 된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라는 것이다.
오비털 인사이트는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위한 IT인프라로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전면적으로 채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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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TP는 "최신 AI기술을 토대로 이제는 작은 스타트업의 정보 수집능력이 정부기관을 앞서가는 시대가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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