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산업2부 차장] 박정규 로보프린트 대표는 1999년 호프집을 창업했다. 장사가 잘되자 대형 식당, 주유소 등으로 사업영역을 키웠다. 혼자 관리하기에 힘에 부쳐 식당과 주유소를 직원에게 맡겼다. 화근이었다. 직원에게 배신을 당하고 한 달에 빚 이자만 400만원씩 상환하는 처지가 됐다. 식당과 주유소, 호프집까지 남에게 넘어갔다.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면서 삶을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다시 살아보자고 결심하고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었다. 10년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 사이 집에 빨간딱지가 3번이나 붙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포기하지 않았다. 피나는 노력 끝에 세계 최초로 벽면에 이미지를 프린팅하는 로봇 '아트봇' 개발에 성공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로봇 지원 사업 참여기업으로도 선정될 만큼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박현호 크몽 대표는 20세에 친구들과 온라인게임 쇼핑몰을 창업했다. 하지만 다른 쇼핑몰들과의 경쟁에서 밀려 사업을 접었다. 첫 번째 실패였다. 2005년 게임아이템 거래 사이트를 개설하고 재기를 노렸지만 또 한번 실패했다. 미국의 직거래 웹사이트를 벤치마킹해 세 번째 창업에 나섰다. 결과는 빚 1억원과 신용불량자라는 딱지였다. 박 대표가 32세 때 일이다.
지리산에 들어가 은둔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 우연히 재능기부 플랫폼 사업에 눈을 떠 다시 사업에 도전했다. 모든 재능을 5000원에 거래하는 크몽 사이트를 개설해 운영 중이다. 누적 거래금액 200억원을 돌파했다.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재도전, 재창업 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앞서 로보프린트와 크몽 사례처럼 실패한 기업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사회경제적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은 기업인이 재도전의 기회를 갖게 되고 실패 경험이 우리 사회의 자산으로 축적될 수 있다.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17 재도전의 날' 행사가 열렸다. 실패를 극복하고 재기에 성공한 기업인들 모인 가운데 정부포상 등을 진행했다. 도전을 응원하는 혁신창업국가 구축은 새 정부의 핵심 과제다. 세계적인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그룹의 마윈 회장도 수 차례 실패를 극복하고 우뚝 섰다. 그는 포기하는 것이 가장 큰 실패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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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우리 사회에 재도전 기업인에 대한 부정적 시각, 인식 부족 등이 있었다. 사업에 실패한 기업인이 용기를 내 재창업하려 해도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받기가 쉽지 않았다.
정부가 재도전 기업인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실패'라는 단어를 꺼내기가 부담스러운 재창업자들도 많다. 더 이상 '실패의 낙인'이 재창업의 발목을 잡게 해서는 안된다.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일어서는 창업 문화와 정부 차원의 전폭전인 지원이 '선순환 창업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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