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은 곧 '수도인정'
국제사회에선 여전히 동서로 분리된 예루살렘


예루살렘 바위사원 일대 전경 모습(사진=아시아경제DB)

예루살렘 바위사원 일대 전경 모습(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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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예루살렘으로 미국 대사관을 이전, 사실상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공식 수도로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 중동이 들끓고 있다. 전통적으로 크리스트교와 유태교, 이슬람교 등 3대 종교의 공통 성지이자 중동전쟁 이후 복잡다단한 국제정치 지형 속에 이스라엘의 '수도 아닌 수도'로서 기능해 온 예루살렘이 또다시 분쟁의 장이 될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아랍연맹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는 것을 막기위해 마지막 총력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하고 미국 대사관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알려지면서 전 중동에서 반발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


중동 전역이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 반발하는 이유는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조치가 이스라엘이 주장하는 예루살렘 전역에 대한 관할권을 공인해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은 현재 이스라엘이 도시 전체를 점령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의 공식 관할권은 '서(西)예루살렘' 지역 뿐이다. '동(東)예루살렘' 지역은 군사적으로는 이스라엘이 점거하고 있지만 공식적으로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소유의 영토로 팔레스타인 측은 이곳을 미래 수도로 삼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의 경제수도 텔아비브에 있는 미국 대사관 (사진=EPA연합뉴스)

이스라엘의 경제수도 텔아비브에 있는 미국 대사관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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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 예루살렘의 분열은 1948년, 1차 중동전쟁 직후 이스라엘이 건국되면서 시작됐다. 서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은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일부로서 팔레스타인의 영토로 인식됐다. 그러나 1967년, 3차 중동전쟁 당시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을 점령한 이후 예루살렘 전역은 이스라엘의 실질적 지배를 받았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는 동예루살렘에 대한 이스라엘의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99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간의 1차 중동평화협상인 '오슬로협정'에서 예루살렘을 다시 동서로 분할해 통치하는 제안이 나왔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거부했다. 이스라엘 입장에서 예루살렘은 이스라엘과 결코 분리될 수 없는 수도이자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성지(聖地)'라는 의식이 워낙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에서는 동·서 예루살렘이라는 표현 자체가 없으며 실질적 수도기능을 하는 도시는 텔아비브지만, 공식 수도는 예루살렘이다.


한편 미국은 이스라엘측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지난 1995년, '예루살렘 대사관법'을 통과시켜 미국 대사관을 현재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도록 법적 근거는 만들어놨다. 하지만 이 법을 만들면서 미국 대통령이 6개월마다 대사관 이전 문제를 보류할 수 있는 권한도 함께 넣었다. 트럼프 행정부에 앞선 역대 정권들은 미국 대사관 이전 문제를 보류해왔으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 6월, 이 문제를 보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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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하는 이스라엘군 모습(사진=아시아경제DB)

훈련하는 이스라엘군 모습(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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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요청대로 예루살렘에 바로 미국 대사관을 옮겼다간 중동문제에 중립성을 잃었다는 비난에 직면할 뿐 아니라 자칫 아랍 전체의 반발을 몰고 올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에 일종의 법적인 안전장치를 만들어놨던 셈이다. 하지만 대선 당시 미국 내 친이스라엘 유태계 세력을 의식해 미국 대사관 이전을 공약했던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계속 유예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법 시행을 또다시 6개월을 연장할 것인지, 아니면 이전을 결정한 것인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대사관 이전 문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5일(현지시간) 이후로 미뤄진다고 밝혀 향후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발표할지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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